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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171) 억상겉이, 띠다

  • 기사입력 : 2021-01-22 08: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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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정부가 투명 페트병의 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잘 되지 않는다더라.

    ▲경남 : 페트베이 겉은 거로 내삐릴 직에 라벨을 띠고 찌끄러뜨리가 벨도 수거함에 버리야 되는데 그기 잘 안 된다 카대. 재활용이라 카는 기 환겡을 살릴라꼬 하는 긴데 모도가 동참해야 안되겄나.

    △서울 : 환경파괴로 인한 지구 온난화와 이상기후 현상이 심각하잖아. 얼마 전엔 열대 지역인 베트남에 폭설이 쏟아지기도 했고. 그런데 라벨을 띠고라고 할 때 ‘띠고’는 ‘떼고’를 말하는 거야?

    ▲경남 : 맞다. 겡남에서는 ‘떼다’를 ‘띠다’라 칸다. ‘벡에 붙은 조오를 띠이라’ 이래 카지. 여어서 ‘벡’은 벽이고, ‘조오’는 종이를 말하는 기다. 그라고 ‘띠는 넘(놈) 우(위)에 나는 넘 있다’맨치로 ‘뛰다’ 뜻일 직에도 띠다라 카고, 도매상에서 물건을 사다의 뜻의 ‘떼다’도 띠다라 칸다.


    △서울 : 띠다의 뜻이 여러 개네. 신문을 보니 아파트 주민들이 투명 페트병 분리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 경비원들이 일일이 라벨 제거 작업을 하고 있는 곳도 있더라.

    ▲경남 : 한 분썩 아파트 재활용품 수거장에 조오박스 등 재활용 씨레기가 억상겉이 어질러지가 있을 때가 있더라꼬. 그거 정리하는 거도 심이 들낀데, 라벨꺼정 띨라 카모 억수로 심들끼라.

    △서울 : ‘억상겉이 어질러지가’는 무슨 뜻이야?

    ▲경남 : 어질러는 어지르다 뜻인 거는 알끼고, ‘억상겉(같)이’는 포준어사전엔 없는 말인데, 양이 아주 많음을 뜻하는 기다. 억수로라 카는 말캉 닮은 데가 있지마는, 억수로는 긍정과 부정의 의미를 둘 다 가진 표현이고, 억상같이는 부정적 의미만 담고 있다는 점이 차이가 있는 기라.

    △서울 : 이제부터 페트병은 라벨을 띠고 버리고, 재활용품은 분리 배출을 잘해서 수거장이 억상겉이 어질러지지 않도록 해야겠네.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허철호 기자 kob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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