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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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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연 폐업… “새로운 투쟁의 시작”

일본 산켄전기, 20일 폐업 강행

  • 기사입력 : 2021-01-20 21: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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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일본 산켄전기가 예고한 폐업 당일인 20일 오전 11시 마산자유무역지역 내 ㈜한국산연 공장 앞. 이곳에 모인 한국산연 생산직 노동자 16명은 사측이 일방적으로 강행한 폐업(법인해산)에 마지막 출근이 아닌 새로운 투쟁을 결의했다.

    창원 마산자유무역지역 내 한국산연이 폐업한 20일 오전 공장 내부에는 기계들이 모두 빠져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성승건 기자/
    창원 마산자유무역지역 내 한국산연이 폐업한 20일 오전 공장 내부에는 기계들이 모두 빠져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성승건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산연지회는 이날 투쟁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산켄전기 해산 및 청산 철회’를 요구했다.

    김은형 한국산연지회 부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투쟁을 시작한지 200일이 다가오고 있고, 오늘은 우리가 두 번째, 많게는 세 번째 해고되는 날”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노조, ‘해산·청산 철회’ 요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생산 현장
    끝까지 투쟁해 다시 돌아가겠다”


    이어 김 부지회장은 “우리는 일본 자본의 악랄한 폭력 앞에 무릎 꿇는 삶을 거부하고 투쟁하는 삶을 선택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닌 현장”이라며 “누군가 돌아갈 수 있냐고 묻는다면, 끝까지 투쟁하고 투쟁해서 그 끝을 승리로 만들고 싶다고 말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국산연 노동자들이 삭발을 하고 있다.
    한국산연 노동자들이 삭발을 하고 있다.

    이날 오해진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산연지회장과 김은형 부지회장은 삭발식을 했고, 조합원들은 손도장을 찍은 펼침막을 철조망에 걸면서 새로운 투쟁의 뜻을 다졌다.

    한편 한국산연은 일본 산켄전기가 100% 투자해 설립한 회사로, 지난해 7월 사측이 일방적 폐업 결정을 내리면서 16명의 생산직 노동자들은 7개월 째 회사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산켄전기의 해산 결정 이후 노동계와 일본 시민모임은 물론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허성무 창원시장,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도 나서 한국산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일본 본사인 산켄전기주식회사와 일본 후생노동성, 경제산업성 등에 각각 공동서한을 발송하는 등 ‘폐업 저지’에 힘을 보탰지만 사측이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결국 폐업일을 맞이했다. 한국산연은 앞으로 해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산연 노동자들은 정부에 외국 투자기업의 철수 규제 법안 마련을 촉구하는 등 외투기업 노동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한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한얼 기자 leeh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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