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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 2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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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상식이 통하는 사회- 하봉준(영산대 미래융합대학교수)

  • 기사입력 : 2021-01-13 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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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들이 지난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아시타비(我是他非)이다.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라는 뜻이다. 2위는 후안무치(厚顔無恥)인데, 아시타비와 맥락이 통한다. 내가 무조건 옳다고 우기면서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최근 정치권의 작태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이다.

    부동산, 검찰개혁, 코로나 문제 등 거의 모든 쟁점에서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의 주장이 극명하게 갈린다. 심지어 똑같은 행동도 내로남불식으로 평가된다. 객관적인 사실조차 예외가 없다. 관점을 비틀거나 유리한 점을 부각하거나 ‘너보다 나으니 문제없다’ 식의 상대 비교 등 온갖 소피스트적 말장난을 동원하며 자기편을 정당화한다. 진영논리가 양극화되면서 자유로운 대화는 저어되고 갈등과 대립이 촉발된다. 가깝게 지내는 동료나 친구, 심지어 가족 간에도 말을 조심해야 한다.

    맹목적 편들기는 단기적으로 자기편의 이익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공동체 전체에는 해악을 끼치게 된다. 경제, 환경, 코로나, 저출산 등 국가 전체적으로 산적한 과제의 해결은 도외시하고 자기합리화와 상대 비방에만 몰두하기 때문이다. 전체가 허물어지면 그 피해는 모두가 감내해야 한다. 종국적으로 자기편의 이익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로남불만 외치다가 되돌릴 수 없는 파멸적인 결과가 나온 후 그때 가서 잘못을 깨닫는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어쩌면 그 상황에서도 남 탓만 할 가능성이 높지만 말이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서로가 받아들일 수 있는 공통의 인식이 요구된다. 대화와 토론이 끝없이 헛도는 이유는 전제가 되는 용어와 사실에 대한 어긋난 정의 및 편향된 인식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거창한 이념과 논리가 아니라 기본적인 상식의 존중만으로 진영논리를 허무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옳고 그르다고 생각하는 것을 내편네편에 관계없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상식적으로 잘못된 것은 자기편이어도 비판하고, 상식적으로 잘한 것은 상대편이어도 인정해 주는 것이다. 상식이 통해야 대화와 설득, 공감과 화합, 그리고 동행도 가능해진다.

    하봉준(영산대 미래융합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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