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과거신문보기   |  
2021년 01월 27일 (수)
전체메뉴

[기고] ‘정규직 전환’ 법과 원칙에 맞게- 김명용(창원대 법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1-01-13 20:07:14
  •   

  • 오늘날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의 자유와 함께 평등이 강조되고 있다. 평등과 정의는 불가분의 관계이며, 불평등은 정의롭지 못한 것이다. 최근 경남도교육청의 ‘방과 후 학교 자원봉사자’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불평등·불공정으로 많은 네티즌의 공분의 대상이 됐다.

    ‘방과 후 학교 코디’로도 불리는 방과 후 자원봉사자는 방과 후 학교 관련 서류의 작성, 학생 출결 점검 등 방과 후 담당 교사 업무를 도와주는 일종의 보조원으로 2009년 교육부가 한시적 사업으로 도입했다.

    경남교육청은 그동안 ‘방과 후 코디를 주 15시간 미만 업무를 하는 자원봉사자로 위촉하고, 교통비·식비로 하루 3만원을 지급해 왔다. 경남교육청은 하루 3시간 주 15시간 미만의 단시간 근로자 348명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면서 필수적인 법적 절차없이 비공개적으로 이 사안을 추진했다. 이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국가정책과 사회적 가치에는 맞을지 모르지만, 법치행정과 행정의 투명성이라는 대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특히 이들의 정규직 전환으로 교무행정직 자리가 축소돼 공채를 준비하는 청년들에게는 공무담임의 기회가 사라지게 됐다. 지난 1월 9일 실시한 교육행정원 공채시험에는 12명 모집에 600명이 응시했다고 한다. 이 직종을 오랫동안 준비한 응시자에게는 심한 박탈감을 안겨 줬을 것이다.

    박종훈 교육감은 언론에서 ‘예산 절감 등을 고려하여 교육감이 정한 정책’이라고 밝혔다. 국민의 세금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기관의 장이 자의적으로 판단해 행정을 수행하는 것은 법치행정의 원칙에 맞지 않다.

    예산을 수반하는 정책의 수립과 집행은 반드시 법적 절차에 따라 행해져야 한다.

    경남교육청은 노사문제에 관한 불공정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노사전문가 협의회’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방과 후 자원봉사자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서는 유독 이 협의회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또한 고용노동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서 명시하고 있는 정규직 전환범위·방식, 채용 방법의 결정 등을 심의하도록 하고 있는 규정을 준수하지 않음으로써 경남교육청 스스로 불공정·불명예를 초래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방과 후 자원봉사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정책은 고용불안과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자원봉사자의 입장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전례없는 경제 위기 속에서 많은 청년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해하고 있다. 그리고 일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과정에서 다양한 불공정 사례에 분노했던 사안을 생각할 때, 이번 경남교육청의 방과 후 자원봉사자 정규직 전환은 법과 원칙에 따라 공개채용방식을 채택했어야 한다. 이를 통해 경력자에게는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가산점을 부여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줘 누구나 수긍할 수 있게 말이다.

    공공기관의 정책의 수립·집행은 마땅히 법령을 준수하고, 적법한 절차를 지켜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불공정과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과 불신을 야기한다.

    이번 사안이 언론보도와 같이 교육감의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행정이 아니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명용(창원대 법학과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