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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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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묘해지는 마약 유통 루트 원천 차단해야

  • 기사입력 : 2021-01-07 20: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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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이 우리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말이 호들갑이 아니다. 연예인이나 정치인·재벌의 자녀들이 마약 단속에 걸려 적발된 사례가 한둘이 아니고, 다이어트 효과 등을 빙자해 직장인, 주부 등에까지 무감각하게 파고들고 있다. 이런저런 약효가 있다는 신종 마약들도 은밀히 유통되고 있다. 최근 마약 사범의 급증 원인은 날이 갈수록 반입 경로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물선이나 어선을 통한 밀반입은 옛이야기다.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 직거래, 국제 우편, 특송 화물 등을 통해 마약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반입 경로가 다양해지다 보니 수사 당국의 단속 노력만으로는 따라잡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유통 경로로 악용될 경우 사실상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

    경남도 마약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2017년부터 최근 3년간 경남에서 검거된 마약 사범은 모두 224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5번째로 많은 수치다. 이런 가운데 경남경찰청은 7일 국내 최대 규모의 마약 공급책을 비롯해 판매 총책, 중간판매책, 소매책 등 28명을 검거해 일부를 구속했다. 이들도 SNS를 통해 치밀하게 마약을 판매했다. 마약 공급책이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류 판매 광고를 올리고, 구매자에게 가상 화폐 등으로 대금을 받은 뒤 마약을 숨겨둔 지점을 알려주는 속칭 ‘던지기 수법’을 썼다.

    마약은 개인의 정신과 육체를 망가뜨리고 가족의 삶이 파탄 내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 전체의 건강을 멍들게 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 강한 환각성과 중독성을 갖는 마약류는 그 특성상 한번 번지면 뿌리 뽑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SNS 탓만 하며 뒷짐 지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마약 단속의 기술적인 혁신, 감시망과 관련한 조직 정비로 점점 교묘해지고 있는 유통 루트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마약 범죄를 일부 개인의 일탈 정도로 치부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마약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경각심을 갖도록 하는 교육과 홍보가 강화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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