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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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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프랑켄슈타인과 코로나19- 안상헌(애플인문학당 대표)

  • 기사입력 : 2021-01-04 20: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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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18년 당시 19살이었던 메리 셸리는 익명으로 〈프랑켄슈타인〉을 출간한다. 당시 여성이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내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1831년에야 본인의 이름으로 개정판을 낼 수 있었다. 이후 〈프랑켄슈타인〉은 공상과학 소설의 고전이 되어 이후 세계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겠다는 열정으로 신의 영역에 도전하고, 마침내 자신만의 피조물을 만드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의 기대와는 달리 피조물은 기괴한 모습의 괴물이었고 실망한 박사는 그를 외면한다.

    세상에 던져진 괴물은 자신이 다가갈수록 사람들이 달아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원인은 그의 흉측한 몰골이었다. 외로움과 소외감으로 고통받던 괴물은 이 모든 일의 책임이 자신을 만든 박사에게 있다는 생각으로 복수를 결심한다.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여동생과 하녀를 죽이고, 친구와 아내까지 살해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박사도 괴물에게 복수를 결심하지만 끝내 이루지 못하고 쓰러진다. 이 모든 비극의 원인은 인간의 욕심이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우리에게 〈프랑켄슈타인〉은 인간의 힘이 가진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인간의 활동은 자연을 조작하고 파괴한다. 유전자 조작,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현대의 과학기술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줄까?

    〈프랑켄슈타인〉의 원래 제목은 〈프랑켄슈타인 또는 현대의 프로메테우스〉였다. 프로메테우스는 그리스신화에서 인간을 만든 신이다. 진흙으로 인간을 만들었지만 나누어줄 재능이 없어 다른 동물에 비해 연약하고 부족했다. 자신이 만든 창조물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었던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번개에서 불을 훔쳐 인간에게 나눠준다. 그 후 인간은 불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가 보낸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벌을 받게 된다.

    인간은 프로메테우스가 될 수 있을까? 우리에게 희망이 남아 있다면 자신의 잘못을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일 것이다. 〈프랑켄슈타인〉은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인간다운 길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고전이다.

    안상헌(애플인문학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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