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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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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환경을 지키는 힘은 실천- 김희진(정치부 기자)

  • 기사입력 : 2020-12-28 20: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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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열린 UN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해 미래세대 대표로 각국 정상을 향해 쓴소리했던 16살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기억한다. 당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비행기 대신 태양광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넜던 툰베리는 세계 지도자들이 ‘입으로는 환경공약을 내세우면서 행동은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미래세대의 눈이 당신들을 향해 있다’고 섬뜩한 말을 남겼다.

    ▼우리나라에도 어른들을 부끄럽게 한 초등학생들이 있었다. 지난해 제주도의 초등학생들은 바다에서 쓰레기를 수거해 코카콜라, 하이트진로, 동서식품, 제주개발공사 등에 ‘쓰레기 때문에 바다가 고통받으니 자연분해성분 제품을 만들고 환경정화 활동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한 편지를 함께 보냈다. 강릉의 초등학생들도 롯데칠성, 코카콜라, 해태음료, 환경부 등에 ‘환경을 위해 재활용이 쉬운 플라스틱병을 생산해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이들도 툰베리처럼 어른들을 향해 ‘쓰레기가 왜 이리 많나, 넘쳐나는 쓰레기들 속에서 우리가 살아갈 환경은 괜찮은 걸까, 왜 실천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학생들의 편지를 받은 몇몇 업체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 판매된 모든 음료용기를 100% 수거하고 재활용하겠다, 생분해 가능한 재료를 연구하겠다, 페트병에 라벨을 없앤 생수를 만들었다, 포장재와 재활용시스템을 개선하겠다며 미래세대가 보낸 질문에 답했다.

    ▼정부의 환경정책과 기업·시민의 실천은 일찍부터 환경이 보내온 경고보다 한참 늦어 안타깝지만 그래도 아직 늦지 않았다. 25일부터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이 시작됐다. 여러 제품과 섞이면 투명 페트병도 재활용할 수 없어서다. 한쪽에선 쓰레기를 처리 못해 수출하고, 다른 쪽에선 업사이클링할 재활용 쓰레기를 수입하는 우리나라의 아이러니를 해결할 방법은 바로 실천이다. 어렵지 않다. 비우고 뜯어 씻은 후 말려서 버리면 된다.

    김희진(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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