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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1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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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조현병

  • 기사입력 : 2020-12-28 08: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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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명 중 1명이 걸리는 질환이라고 하면 어떤 병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폐렴, 암, 뇌졸중, 혹은 요즘 우리 사회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는 코로나19? 정답은 바로 조현병이다. 100명 중 1명, 즉 1%의 확률로 발병하는 조현병은 대한민국 인구를 5000만명이라고 가정할 때 50만명이 걸릴 수 있다. 결코 드문 질환이 아니다.

    조현병은 인간의 생각, 감각 및 지각, 감정, 기분, 행동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 장애를 유발하는 질병으로, 이전에는 정신분열병이라 불리기도 했다. 최근 여러 사건을 통해 조현병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는데, 이로 인해 조현병이 폭력적이고 위험한 질병이라는 측면만 두드러지는 듯해 안타까운 실정이다. 조현병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망상, 환각, 관계 사고, 난폭한 행동, 이치에 맞지 않는 대화, 부적절한 감정 반응, 무의욕 혹은 무감동, 사회적 고립(대인관계 회피), 병식 결여 등이 있다. 물론 이러한 증상이 한두 가지 있다고 해서 모두 조현병으로 진단받는 것은 아니다. 원칙적으로 조현병 진단을 위해 다음의 3가지 기준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첫째 앞서 얘기한 정신병적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돼야 하고, 둘째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의 수행 능력에 심한 장애가 있으며, 마지막으로 신체적 질병이나 물질 남용 등 다른 원인이 없어야 한다. 조현병의 여러 증상은 대부분 뇌 속 신경전달물질(도파민)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한다.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은 유전적 요인,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사회적 요인, 양육 환경과 같은 환경적 요인 등 여러 요소의 영향으로 생길 수 있다.

    약물치료는 조현병의 급성 증상을 치료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로, 뇌 속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조절해 증상을 호전시킨다. 하지만 약물치료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환자가 약물치료의 필요성을 느끼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조현병의 증상과 관련이 깊다. 환각이나 망상, 관계 사고는 복통이나 기침과 같은 다른 질병의 증상들과 달리 환자에게 병의 증상이라기보다는 실제 현실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현병 치료를 잘 진행하기 위해서는 담당 주치의와의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되면 환자는 약물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줄며, 주치의에게 증상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 반면 주치의는 면담을 통해 증상을 감소시킬 방법이나 갑자기 증상이 했을 때 대처 요령을 환자에게 알려주고, 증상 호전을 위해 노력하는 환자를 격려하고 지지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도울 수 있다.

    치료의 마지막 단계는 정신사회 재활치료이다. 정신사회 재활치료란 급성기 증상이 호전돼 안정된 환자가 다시 가정이나 학교, 직장에 복귀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유지해 주는 치료를 말한다. 가족 교육, 사회기술훈련이 이에 해당하며 낮 병원이나 정신보건센터, 지역사회 재활 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지속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주변에 환각이나 망상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면 힘들고 괴로울 수 있다는 점을 공감해주고,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 좋다. 또한 매일 약을 먹는 것은 생각보다 귀찮은 일이고 때로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위에서 복약을 챙겨주거나 환자의 치료 의지를 격려하고 지지해주는 것이 도움 된다.

    김창남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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