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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6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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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다시 칼날에 상감을- 조정래(함안군 가야사담당관)

  • 기사입력 : 2020-12-23 20: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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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릴 적 학교를 파하면 넋을 잃고 쳐다보던 대장간은 경외의 대상이었다. 소리도 그렇거니와 날을 덧붙여 감쪽같은 새 낫을 만들어주면 도깨비가 요술을 부리는 것 같았다.

    그 감동은 함안군 칠원읍의 김씨공방에서 접쇠기술로 만든 명품 수제칼을 봤을 때 되살아났다. 강철 2종과 연철 3종을 겹치고 1000℃ 이상에서 수천 번의 망치질로 펴낸 후 탄생하는 칼.

    그 칼에는 유럽에서 악마의 검이라고 하는 다마스커스 문양이 피어 있는데 수없는 두드림 끝에 탄생한 그 문양은 보기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쇠가 일상의 기본이 된 세상에서도 작은 요리칼에 그런 경외감을 느끼는데 쇠가 금이었던 시절, 가야인들의 눈에 둥근고리칼은 얼마나 경이로웠을까?

    연개소문이 다섯 자루의 칼을 차고 있어서 좌우가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다는 삼국사기의 구절이 이해가 된다.

    거기에 더해 칼날에 금으로 상감까지 되어 있다면?

    함안과 합천에서 칼날에 금을 상감한 가야시대의 칼이 출토됐다. 이 같은 기법은 봉황과 구름을 상감한 공주의 백제칼과 근초고왕이 만든 칠지도뿐이고 칼날에 은으로 봉황을 새긴 함안의 칼이 유사할 따름이다.

    칼날을 금으로 상감한 그 경이로운 칼을 오늘날 다시 만든다면 그 가치는 얼마나 될까?

    다행히 상감기법도 전해지고 있다. 칼날에 상감을 하던 가야시대의 기술은 고려, 조선시대에는 향로나 병, 해시계 등의 실생활에 사용되었고 지금은 놋그릇이나 쇠그릇 따위에 은실을 장식으로 박는 입사로 이어졌다.

    그렇다. 지금은 전통기법인 접쇠와 입사로 가야시대의 칼을 복원할 때다. 장인정신이 녹아 있는 명품이 만들어진다면 경남의 대표상품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마침 김씨공방에서 가야읍 전통시장에 대장간을 만들고 있다. 거기서 아라가야의 금상감대도를 복원한다면, 사람들이 그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면, 그것은 또 얼마나 큰 가치인가!

    코로나가 안정되고 거리두기 단계가 하향되어 하루빨리 명장의 망치질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조정래(함안군 가야사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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