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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척추질환 치료의 이해

  • 기사입력 : 2020-12-21 08: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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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노부부가 병원을 찾았다. 부인이 허리를 바로 펴지 못하며 절룩거리는 걸음이 여간 불편해 보이는 것이 아니다. 남편은 새벽에 주물러 달라고 해서 잠을 못 잔다며 하소연을 한다. 이 부부는 약 6개월 전 진료에서 척추관 협착증을 진단했으며 최소 침습적인 수술이 필요함을 설명드렸던 환자였다. 그 후 환자와 가족들은 수술을 피하고자 여러 병원을 다니며 허리에 주사를 맞았으나 호전없어 다시 본원을 내원했다. 동반한 배우자는 환자 때문에 잠을 못 잔다는 호소와 함께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며 이리 속고 저리 속았는데 또 무슨 치료를 이야기 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리 속고 저리 속았다’는 의미를 이해하려고 환자의 지난 병력을 살펴보았다. 환자는 약 4년 전 타 병원에서 미세현미경 수술을 받았다. 이후 약 2년 경과 후부터 다시 하지 통증이 발생하여 2019년 서울의 모 병원에서 추간공확장술을 받았으나, 전혀 호전이 없어 1년 반 정도를 통증크리닉과 침 치료 등을 하며 지내고 있었다. 수술 전 MRI와 기타 검사를 살펴보면 광범위하게 다발성의 척추관협착증이 진행된 환자였다.

    환자가 병원에 속았다는 말을 같이 분석해 보면 이 환자는 4년 전 수술 후 요통은 간간히 있었지만 수술 전 있었던 다리 통증이 완전히 좋아져서 일상생활을 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즉 그 당시 치료는 잘 되었다. 수술 약 2년 후 발생한 통증은 수술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 통증이었다. 쉽게 설명하면 무릎은 관절이 좌우 각각 한 개씩이지만 손가락의 경우 손가락마다 관절이 각각인 것과 같이 척추는 디스크 마디마디 신경이 좌우와 측방으로 다 다르며, 척추 뼈에 의한 문제도 각각 발생할 수 있다. 즉 척추 질환은 동일 질환이 발생할 부위가 너무 많다. 위치가 바뀌면 재발이 아니고 새로운 질환이지만 환자는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다음으로 4년 전 수술과 현재의 다리 불편감의 원인이 다름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환자는 재발이라고 생각했고 수술해도 재발한다는 생각에 그동안 약 2년여 동안 비수술적 치료를 실시하였다. 통증크리닉은 원인 치료는 되지 않지만 증상 완화를 위해 실시한 치료이고, 추간공확장술은 직접적으로 원인을 치료하지만 최소 침습적으로 실시한 기본적인 치료법이다. 환자측에서 수술을 원하지 않으니 증상 조절을 위해 실시한 방법들이므로 경과 불량할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어떤 의사도 환자의 MRI를 보고 전자의 치료들로 100% 좋아진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수술을 원하지 않고 통증은 극심하니 증상 조절 방법으로 실시해 본다는 설명을 하였을 것이다.

    의료진이 무엇을 속였다는 것인지? 환자가 치료법에 대한 오해를 풀고 ‘환자가 그 치료로 좋아지길 기대한 것이지 의사가 속인 것 아니지 않느냐?’며 설명했지만 수긍하기까지 꽤나 힘들었다.

    모든 병은 같다. 척추 질환이라고 다르지 않다. 모든 질환이 재발할 수 있듯이 척추도 재발 가능하다. 그러나 의사의 숙련도와 본인의 관리에 따라 재발률은 달라질 수 있다. 문제가 생겼더라도 재발이 아닌 다른 부위 문제로 인한 증상은 재발이 아님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노부부의 경우는 환자의 고통을 생각하면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이다. 치료는 단계별로 하는 것이 좋으나 치료에 효과가 없다면 다음 단계로 치료법을 빨리 바꾸어야 하며 수술이 필요한 경우 적절한 시기에 최소한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윤 석 환(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1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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