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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8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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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안 되는 줄 알면서 벌인 일들- 장동화(전 경남도의원)

  • 기사입력 : 2020-12-20 20: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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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 되면 되게 하라.’ 이 말은 산업화 시대를 힘겹게 거쳐 온 세대라면 가장 뇌리에 박혀 있는 구호가 아닌가 한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열심히 해낼 수 있다는 이 정신 속에는 혁신과 창의적 발상, 그리고 극기와 도전의식이 함축돼 있었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하는 이 섬뜩한 정신적 무장으로 우리는 세계 역사상 유래없는 산업화와 경제성장이라는 기적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그것이 민주화를 더디게 하고 권력과 부의 편중 등 비정상적인 사회현상을 낳기도 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역사상으로 실패한 권력자들은 대부분 해서는 안 되는 것을 억지로 되게 하려다 몰락을 초래했다. 거짓과 위선은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이고 한 가지 거짓말과 잘못을 덮기 위해 열 가지, 스무 가지 구실을 만들어내다 결국 들통나 자멸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판단을 바로잡지 못하고 고집을 부릴 때는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되고, 나뿐만 아니라 주위에도 막대한 폐를 끼치게 된다. 지금 국내의 분위기는 전쟁 중인 것처럼 살벌하다. 우리는 과연 누구와 전쟁하고 있기에 이런 상황에 처해야 하는가? 탐색전도 선전포고도 없이 마구잡이 총질을 해대는 상황 아래 혹시나 유탄을 맞을까봐 양식 있는 많은 이들조차 넙치처럼 납작 엎드려 있는 것 같다. 비상식도 반복되면 상식이 된다 했던가. 이렇게 사리분별을 잃게 만드는 사람들의 바탕에는 상식과 합리성 대신 ‘내로남불’이라는, 죄의식 없이 모든 부정은 상대에게 두는 우월의식이 깔려 있다. 정치의 기본목적이 선거에서 싸워 이기는 것이다 보니 옳고 그름의 판단보다 상대를 제압해야 한다는 의식이 앞서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일찍이 맹자는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야말로 인간과 동물이 다른 유일한 것이라고 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이들에게 우리는 무엇으로 어떻게 가르치고 책임을 물어야 할까? 해서 안 되는 줄 알면서 억지로 꾸민 일은 부메랑이 된다는 것을 역사는 수많은 사례를 통해 우리들을 가르치고 있어 실망할 필요는 없다. 곧 권력을 잠시 위임해준 국민이 민의의 이름으로 안 되는 건 안 되게 명령할 것이므로.

    장동화(전 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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