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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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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방심이 부른 참사- 강진태(진주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20-12-10 20: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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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확진자 19명 발생, 코로나19확진자 14명 발생, 확진자 20명 발생, 확진자 7명 발생….

    진주시민들이 11월 25일 오전, 오후, 26일 오전, 오후에 재난당국으로부터 받은 안전 안내 문자다. 진주시 이·통장 회장단과 성북동 통장협의회가 제주도 연수를 다녀온 뒤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진 것이다.

    진주에는 11월 24일까지 확진자 발생이 25명에 그쳤고, 확진자 접촉이나 해외입국자 배려검사자 등을 통틀어 자가격리자도 200여명에 불과했다.

    인구 규모나 도시의 역할로 볼 때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금까지 청정 지역이라고 불릴 정도로 성공적인 방역을 해온 곳이 진주다.

    그런데 이번 이통장 연수로 인해 진주에서만 9일 현재 76명의 확진자가 나온 데다, 관련 자가격리자도 1210명에 달했다. 당장 사회적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됐고, 시민사회에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시민들은 물론 의료 관계자, 시 방역관계자들 모두가 합심해 이뤄낸 그동안의 성과를 일순간에 날려버리는 허탈 그 이상이었고, 전 시민을 공포 속에 몰아넣었다.

    이·통장들의 주민들과의 접촉 여지 등이 향후 폭발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를 양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통장 연수관련 코로나19 확산은 조기에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방역 관계자들의 조심스런 분석이다. 아직도 매일 1~2명이 관련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이들 모두 자가격리 중에 확진 판정을 받아 동선 노출이나 가족외 접촉자가 거의 없다.

    빠른 확진자의 동선 파악, 접촉자 자가격리 조치 등 조기 수습으로 피해를 크게 줄였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직도 자가격리자가 많이 남아 있고, 최근에는 서부경남 인근 시·군에서도 이통장 관련 확진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한순간의 방심이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각자 기본적인 방역수칙과 함께 전염병 확산 예방을 위한 사회적 규칙에 꼭 동참해야 한다는 사실이 분명히 조각된다.

    이번 연수에 관련된 사람들은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하고 탄식한다.

    상급기관의 단체연수 자제 요청을 이행했더라면, 시 당국이 이·통장 회장단의 연수 강행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했다면, 특히 슈퍼전파자가 된 진주 25번 확진자가 연수를 떠나기 며칠 전부터 몸에 이상을 보여 몇 차례 병원 진료까지 받았는데도 ‘설마 내가…’ 하는 방심을 했던 점 등 이 중 한 가지만 이행됐어도 이번 재앙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강진태(진주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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