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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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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팬들과 호흡하지 못해 아쉽지만 다이내믹한 한해였다”

첫 시즌 보낸 경남FC 박진관 대표 인터뷰
“1부승격 못해 올해 구단 성적은 70점… 내년 K2 우승해 K1로 직행승강하겠다”

  • 기사입력 : 2020-12-10 17: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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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2부리그로 충격의 강등을 당한 경남FC는 올 시즌 대표이사와 감독을 모두 새롭게 선임해 1부리그 승격 재도전에 나섰다.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며 1부리그 승격을 목전에 두고 아쉽게 탈락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 내년을 기대하게 했다.

    시즌 내내 2002년 한일월드컵 스타인 설기현 감독과 선수들이 화려한 주목을 받았지만 선수단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뒷바라지한 프런트들의 공이 크다. 올 시즌 경남FC에 부임해 첫 시즌을 보낸 박진관 대표를 만나봤다.

    경남FC 박진관 대표
    경남FC 박진관 대표

    △경남FC 대표이사로 보낸 일년 소회는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완전히 새로운 걸 하다 보니 처음 시작할 때 의욕적으로 덤볐고, 여러 가지 구상도 했었는데 이룬 것도 있지만 아쉬운 것도 있다. 사람들이 자식과 골프가 맘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축구도 맘대로 안 되는 것 중 하나다. 올 시즌 경남의 경기는 거의 한 점차 승부가 많았다. 종료시간에 뒤집기도 하고 경기 내내 앉아서 편하게 관전한 경기가 없다. 역동적이었다. 대기업은 시스템으로 준비된 일들을 하고 답습했는데 축구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배우고 그걸 경험해 보고 희로애락을 느끼며 다이나믹한 일년을 보냈다.

    아쉬운 것은 창원축구센터를 찾는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몇개월을 준비했는데 코로나 사태로 무관중 경기가 많아지면서 무용지물이 되었다. 대신 SNS나 뉴미디어 등을 통해 소통을 했지만 팬들과 같이 호흡하고 울고 웃지 못한 게 아쉽다.

    △경남FC 대표이사는 어떻게 오게 됐나.

    평소 운동을 좋아했고, 직장에서 관리자로 있으면서 축구팀의 명예감독도 해봤지만 프로구단을 경영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직장에서 경영을 잘했다는 평판을 듣고 구단주가 불러줬는데 처음 만난 자리에서 축구에 대해 아는 건 없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녹여 축구에 접목하겠다고 얘기했다. 그렇지만 준비과정에서 막상 잘 할 수 있을까 생각도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큰 행운이었고 지금도 거기에 온통 축구에 몰입한 상황이다.

    △경남FC를 운영하면서 어디에 집중하고 있나

    도시민 프로축구단이 장기적 관점에서 명문구단이 되려면 세 가지를 잘해야 된다고 본다. 첫째, 구단의 재정 건전성 확보다. 우리는 도민구단이 경남도의 보조를 받는데 장기적으로 자립 기반 틀을 만들어 가야 한다. 둘째, 팬들을 위해 더 많은 서비스를 해야 한다. 팬들이 원하고, 즐기는 터전 만들어 경기 때마다 관람석이 만석으로 채워지는 전통을 세우고, 팬들과 친화적인 구단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유소년 육성이다. 도내에 축구 영재들이 있다. 지금까지 유소년 육성은 연맹에서 의무적으로 해야 해 운영하고 있지만 의무적인 활동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도민구단은 많은 외부에서 비싼 선수를 데려오기보다 도내 축구영재를 육성해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워야 한다. 올해 6개월 정도 유소년 축구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고민하면서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했고, 경남FC 유소년 재단을 설립했다. 결국은 경남의 축구영재들이 성장하고 경남의 축구문화로 정착되도록 하는 게 저의 과제라 생각하고 준비했다.

    △말 나온 김에 경남FC 유소년재단에 대해 설명해 달라

    경남FC 산하 유소년팀과 도내 학원·클럽 등 유소년 축구팀 지원, 축구 인재 양성, 경남FC 지원 및 사회 공헌 사업을 하는 것인데 도내 축구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국내 프로팀 가운데 처음이다. 우선은 경남FC가 출자해 운영하지만 앞으로 재단에 기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후원회인 가칭 경남아너스클럽을 통해 후원을 받을 예정이다. 성과 내면 많은 팬들이 자발적인 기부에 동참하고 많은 스폰서들이 참여하리라 생각한다

    △취임한 지 일년이 되어간다. 스스로 평가해 보면

    저희 구단의 성적만 놓고 보면 70점 정도다 높은 점수는 아니다. 80점 이상도 줄 수 있지만 우리 구단이 2년 전만 해도 1부리그에서 준우승한 저력 있는 팀인데 이유를 불문하고 팬들이 원하는 1부 승격을 해야 했는데 달성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반성한다. 그래서 70점이다. 재정적이거나 유소년 부분은 내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면 평가하도록 하겠다.

    △경남FC의 과제이기도 하다. 경남도 의존에서 탈피한 재정자립 계획은 있나.

    구단 운영 대부분을 경남도의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올해 유소년 활성화계획을 짜면서 유소년 육성자금은 경남도의 보조금보다는 도민들의 기부형태로 만들도록 하고 있다. 유소년을 육성해 나중에 큰 선수가 되면 이적료 발생 등을 통해 재단 수익 등 건전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올 시즌 설기현 감독과의 관계는 어땠나

    리더들 간의 관계가 경영성과를 좌우한다. 선수단의 문제는 감독에게 일임하게 재정적인 문제는 제가 책임을 지며 위계를 정했다. 감독과 코치진, 선수단과 더 가까이 가는 방법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함안 클럽하우스를 방문해 같이 점심식사도 하고 티타임도 가지면서 경기나 앞으로 할 일 등 많은 얘기들을 나눴다. 더구나 설 감독이 유럽축구를 오래 접하면서 리더십이 오픈돼 구단 운영에 있어서 화음이 잘 맞았다.

    △프로축구단의 매력은 무엇인가.

    축구게임을 할 때 90분 동안 내내 익사이팅하고 다이내믹해 심장이 쉬지 않고 고동친다. 이런 희열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축구이상 없는 것 같다. 이런 것을 나만 즐길 것이 아니라 경남도민과 팬들이 많이, 같이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고 그것을 위해 여러 가지 서비스를 개발하려 노력하고 있다.

    △경남FC는 도민구단이지만 도민들의 관심도는 떨어진다. 어떤가

    맞다. 도내 18개 시군에는 축구협회도 있고 조기회 등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이들과 어떻게 더 긴밀하게 연계할지 고민하며 14개 시장과 군수를 방문해 협력 을 논의했다. SNS나 아프리카TV 등을 통해 여러 가지 예능프로그램도 만들고 치어리더들이 시군의 명소를 찾아 소개하는 ‘경남한바퀴’코너도 운영하고 있다. 이 영상을 SNS와 시군홈페이지에도 올리면 경남FC와 시군이 협력을 다지고 있다.

    축구적 측면에서는 많은 시군에 학교도 있고 클럽도 있는데 12세 이하 팀에 경남FC 마크를 단 팀들이 하나씩 있도록 하고, 12세 이상 고학년 팀도 지역별 안배해 4~5개 만들어 저학년에서 고학년이 되면 사다리처럼 클럽팀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그 외에 유니폼이나 용품 지원으로 그물을 넓게 펴 많은 축구인재들이 경남FC로 올 수 있도록 시군과 같이해서 명실공히 도민구단으로 역할을 강화할 것이다. 많은 축구 관련 단체들과 상생을 위해 대회 개최 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내년 목표는 무엇인가

    당연히 목표는 K2에서 우승해 K1으로 직행승강하는 것이다. 우리는 올해 냉정하게 외국인 선수를 2~30%만 활용했는데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내년에는 외국인 선수 보강에 중점을 둘 것이다. 또 경험 많은 노련한 선수와 패기 있는 젊은 선수를 적절하게 안배해 시너지가 나도록 할 것이다. 올해 정착하기 시작한 설 감독의 전술이 내년에는 활짝 꽃피우도록 선수 영입과 훈련에 차질이 없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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