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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화재 예방, 견벽청야(堅壁淸野)의 마음가짐으로- 김용진(창원소방서장)

  • 기사입력 : 2020-12-01 20: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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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근길 울긋불긋한 단풍이 지고 앙상한 가지가 드러나는 나무들을 보니 겨울이 다가왔음을 느낀다. 코로나19가 휩쓸며 모두가 힘들었던 2020년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전국 곳곳에서 산발 감염이 속출하면서 일일 확진자 수가 점점 늘어나더니 지난 19일에는 300명 이상 발생했다.

    기록에 따르면 비슷한 일이 100년 전에도 있었다고 한다. 바로 괴질(怪疾)이다. 당시 사람들은 처음 보는 질병이기에 괴질로 불렀지만 사실은 ‘스페인 독감’이었다.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전 지구에 유행해 불과 몇 개월 사이 2000만명가량이 사망했고, 같은 시기 우리나라도 14만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전염병과 싸우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 수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심리적 고통을 받고 있는 모습이 100년 전과 너무도 닮아 있다.

    이번 겨울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다. 게다가 추위를 이기기 위해 난방용품 사용 빈도가 높아지면서 그만큼 부주의로 인한 화재도 많이 발생한다.

    국가화재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5~2019년) 부주의(44.1%)로 인한 화재 발생이 높고, 장소는 주거시설(26.1%)이 높은 빈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겨울철은 화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발생률이 가장 높기에 화재를 예방하고 진압해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해야 할 책임을 가진 기관의 장으로서 긴장과 불안 속에서 지내야 하는 계절이다.

    겨울을 맞이하는 11월, 소방서는 바쁜 한 달을 보낸다.

    농부가 풍요로운 수확의 결실을 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듯 시민들을 대상으로 불조심 캠페인, 소방차 길 터주기 퍼레이드, SNS 소방 정책 홍보, 취약대상 소방안전교육 등 안전문화 확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내년 2월까지 겨울철 소방안전대책 기간으로 정해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견벽청야(堅壁淸野)’는 삼국지에 나오는 철저한 전쟁 대응 사자성어다. 성을 견고히 하고 들판을 비워 적의 배급을 끊는다는 결연함을 담고 있다.

    안전은 ‘견벽청야’의 자세로 미리 예방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모두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다면 100년 전 우리 조상들이 괴질을 이겨낸 것처럼 우리도 극복할 수 있다. 화재 예방도 마찬가지다. 우리 주변에 취약요인이 없는지 집집마다 세심하게 둘러보고 사전에 대비한다면 올겨울엔 화재로 인한 대형피해가 없는 따뜻하고 포근한 겨울을 보내게 될 것이라 굳게 믿는다.

    김용진(창원소방서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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