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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중소기업인들의 아우성- 조윤제(경제부 부장)

  • 기사입력 : 2020-12-01 20: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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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창원상공회의소와 한국은행 경남본부가 공동으로 개최한 제19차 창원경제연구포럼에서는 중소기업인들의 다급한 현주소를 보여주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와 귀를 솔깃하게 했다. 포럼 주제는 ‘코로나19시대 기업 유동성 절벽 대비 중소기업 금융활성화를 위한 정책개선 방안’이었다. 이 자리서 기업계·금융계·유관기관·학계 관계자는 현재 중소기업이 처한 어려움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창원상의 박종춘 경제정책위원장은 토론을 통해 중소기업 가운데 한계기업이 옛날에는 30% 정도였는데, 지금은 60%라고 밝혀 절반 이상의 중소기업이 쓰러질 지경에 놓였다고 실토했다. 또 창원지역 한 지방공단의 경우 공장 가동률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며 기업의 한계상황이 더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중소기업들이 재무재표를 처리하면서 비정상적으로 처리하는 관행이 증가하고 있다는 현실을 고백했다. 현재 중소기업들이 재무재표를 작성하면서 올바르게 작성하면 금융권에서 기업이 잘 돌아가니 금리를 올리거나 자금을 회수하려 들기 때문에 세무혜택을 포기하면서까지 적자 재무재표를 만든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기업이 살아날 수 있도록 신용보증기금을 확대하는 등 정책적 고려는 물론 코로나로 인해 생긴 불황이니 만큼 재무재표가 다소 부진하더라도 금융권에서 가산금리를 기존처럼 적용하는 등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호아이앤티 김한준 대표는 R&D 투자와 아이템 개발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인 대부분은 자금 조달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기술집약적 기업 대부분은 담보능력이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미래가치가 있는 기업에 대한 세밀한 조사를 통해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포렉스 정해영 대표는 모든 업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항공산업은 사실상 정지상태에 가깝다고 소개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정 대표는 항공산업은 국내 미래먹거리 업종 중 하나여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다면 틀림없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종이지만 금융권이 기업을 평가할 때 이러한 정성적 평가를 세밀히 살펴봤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중소기업인들이 금융에 대한 호혜적, 정책적 지원 강화를 요구하는 반면 금융계에서도 나름 역할하고 있으며, 고충도 많다는 발언도 주목받았다.

    경남은행 강상식 여신영업본부 상무는 경남은행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기업에 금융지원을 집중한 결과 2020년 기업대출 증가규모에 있어 최고 실적을 올리는 등 중소기업 지원을 더 늘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 상무는 일시적 유동성 공급이 필요한 기업과 안정성과 지속성을 유지해야 하는 은행 간의 완충점을 찾아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또 국가 기간산업을 영위하는 대규모 기업이나 지자체의 출연 펀드를 통해 2차, 3차 협력업체를 지원하는 방안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정책적 과제도 제시해 공감받았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위축으로 운전자금, 시설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은 자금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런 만큼 기업인들을 만나면 금융권 자금문제, 정부 정책자금 문제에 대해 많은 하소연을 한다. 이런 가운데 가업 승계기업 상속세 문제, 정부의 경제3법 입법 문제로 인한 새로운 위기감 고조 등으로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한다. 국가경제의 모세혈관인 중소기업과 이들 기업인의 아우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조윤제(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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