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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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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뇌가 없는 게 정치인가 - 윤봉현 (전 마산시의회 의장)

  • 기사입력 : 2020-11-25 21: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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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가 퇴임한 대통령에게 기소를 면제하는 특권부여 법률 제정 절차에 착수했다는 언론 보도를 봤다. 어쩌면 우리나라에도 이런 법률이 만들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정권이 바뀔 때의 안전장치를 현재의 여권도 필요로 할 것 같기 때문이다.

    의석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거대 여당은 개헌을 빼고는 뭐든지 할 수 있음을 원자력 폐쇄, 부동산3법, 국회상임위원장 독식 등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보여줬다. 게다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설치법은 정권 반대 세력들에 대한 탄압으로 작동할 것이라며 야당이 반대할 때 야당의 거부권을 인정하기에 야당이 반대하는 일방적인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 호언이 잉크도 마르기 전에 공수처설치법 개정안을 민주당은 밀어붙이겠다고 한다. 공정 경제 3법 등 야당의 반대나 위헌 시비 등이 있는 법안들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게다가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는 느닷없는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들고 나왔다. PK와 TK를 쪼개고 특히 부산의 민심을 가져와 부산시장을 당선시키겠다는 전략임을 삼척동자도 아는 일인데 부산시장 선거와는 무관한 결정이라고 한다. 월성원자력의 경제성 조작, 라인옵티머스 펀드 사건, 울산시장 선거공작 수사가 어떻게 될지는 뻔히 예견된다.

    전남대학교 김종대 명예교수는 그의 저서 ‘역사는 강자의 편이었다’에서 ‘힘없는 정의는 공허하다. 인간의 역사는 강자의 역사였다며 강자가 지배해온 인류의 역사를 보면 터지는 울분을 억제할 수 없다. 그 울분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썼다. 과연 그런 방법은 있을까. 역사가 강자의 편이라서 그런 걸까. 여권은 지금 하고 있는 행위들이 어떤 범죄를 구성하고 있는지를 생각은 해보고 있는 것일까.

    영국의 역사학자 토인비가 말했듯이 역사는 돌고 돈다. 영원한 권력은 없으며 권력의 허망함을 우리 국민은 지금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다. 보면서도 느끼고 깨닫지 못하는 것은 무지인가 오기인가.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하였다. 우리는 정녕 미래가 없는 민족인가. 강력한 야당을 지향하지만 지금의 의석 분포로는 여당의 어떤 의도든 온 힘을 다 합쳐도 합법적으로 막아낼 수 방법이 없는 것이 현재의 야당 형편이다. 설상가상이란 이때 어울릴 것 같은 일이 지금 야당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방의회 의원도 아니고 명색이 국회의원인 국민의힘 부산지역 의원 15인이 공동발의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정략적 정책임을 뻔히 알면서도 여당의 선거 전략에 앞장서서 깨춤을 추고 있는 이들 또한 정상적인 뇌를 갖고 있을까. 어쨌던 야당을 이전투구로 만드는 여권의 전략적 승리로 보인다. 그곳이 사는 곳인지 죽는 곳인지 분간하지도 못하니 뇌가 없든지, 있어도 텅 비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윤봉현 (전 마산시의회 의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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