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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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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역사랑상품권 이제 그만하입시다 - 구점득 (창원시의원)

  • 기사입력 : 2020-11-23 21: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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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화폐는 대형마트가 아닌 지역의 소상공인 가맹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재화로 골목경제 활성화를 위해 올해 229개 지자체가 서울사랑상품권, 경기지역화폐, 인천e음, 여민전, 창원의 누비전 등으로 연간 9조원 규모로 발행하고 있다.

    지역화폐 열풍의 근원지는 중앙정부에 있다. 정부는 2018년 12월 ‘자영업 성장과 혁신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2022년까지 18조원 규모의 지역상품권·온누리상품권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정부 예산으로 사업을 벌일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지자체마다 이른바 ‘보호무역’을 하는 셈인데 재정이 투입되는 동안 시스템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국가 전체로 보면 잃는 것도 적지 않고, 지역 간 상품과 서비스 교역이 축소되고 단절된다면 내수시장 전반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국내 인구 규모와 국토 면적을 감안할 때 화폐와 물자는 지역 단위가 아니라 전국 단위로 돌아야 시장이 살아난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견해다.

    지난 10월 ‘부울경의 새로운 도전, 동남권메가시티의 미래’라는 특집토론에서 경남도지사, 울산시장, 부산시장권한대행이 참여해 서울·경기권에 대응하는 경제권을 만들자는데 의기투합했다.

    광역교통망 설치로 생활권을 넓히는 사업이 필요하며 21개 도로망사업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했다. 지역마다 통합은 급물살을 타고 있는 형국으로 대구·경북은 주민 찬반 투표를 내년 상반기 중 실시할 계획이며, 광주·전남과 대전·세종·충남의 통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김경수 도지사도 부산·경남의 통합을 제안하고 있다. 이처럼 소지역주의는 성공할 수 없으며, 정부가 영구적으로 소비 할인쿠폰을 발행해 소비 진작을 이끈다는 것 또한 불가능한 발상으로 지역보호주의와 같은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나게 될 것이다.

    최근 누비전을 발행하면 2~3일 내에 판매가 마감되는 상황을 누비전의 인기와 효과로 이야기한다. 과연 그럴까? 10% 할인된 금액으로 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는 혜택 때문이다. 8%는 중앙정부가 국고보조금으로, 나머지 2%는 지자체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다. 올해 중앙과 지방정부의 지역화폐 보조금만 9000억원에 달한다.

    일반 가정에서 코로나19 등으로 소비의 여력이 없음에도 현금을 사용하지 않고 일부러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바꿔 재래시장을 방문해 소비활동을 하는 것이 소비를 늘리기 위한 활동으로 보이는가? 한 달에 100만원을 소비하는 가계가 지역화폐 50만원을 구입했다고 소비를 150만원으로 늘렸다고 평가하는 것은 과장돼 있는 것이다. 이제 그만하입시다.

    구점득 (창원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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