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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불주사- 허충호(사천남해하동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20-11-12 20: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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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가 좀 있는 이들이라면 초등학교 재학 시 ‘불주사’를 맞은 ‘무서운 경험’을 했을 것이다. 불주사는 그 이름만으로도 위압감을 준다. 당시 불주사는 결핵 예방 백신인 BCG였다. 열악한 국가재정 탓에 일회용 주사기를 사용하기 어려워 사용한 바늘을 알코올 불로 소독해 여러 명에게 접종하던 것이 불주사로 불리는 배경이 됐다.

    ▼최초의 백신 개발자는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다. 백신(Vaccines)이라는 용어는 제너가 천연두 예방에 활용한 우두법을 ‘vaccination’으로 명명한 데 기인한다. ‘세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의 루이 파스퇴르가 광견병 예방백신을 만든 후 제너를 기리기 위해 이를 ‘백신’으로 부르면서 용어가 굳어졌다. 일본이 독일어 발음인 바크친(Vakzin)을 음차한 ‘와꾸찐(ワクチン)’을 사용함에 따라 우리도 한때 ‘왁찐’으로 불렀던 적이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세력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제약회사인 화이자가 예방백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효과도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를 발표하자 전세계는 환호하고 있다. 러시아도 뒤처질세라 자국에서 개발된 ‘스푸트니크 V’의 백신효능이 화이자를 능가한다고 반격하고 나섰다. 백신 소식에 코로나의 직접적인 타격권에 들어와 있던 항공·여행업종의 주가는 덩달아 상승했다. 코로나 반사이익을 보던 언택트업종 등은 상대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추세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신종감염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의 모양이 태양의 표면 바깥쪽에 나타나는 플라스마 대기가 불꽃을 내며 빛나는 모습과 비숫하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태양의 밝은 빛에 가려져 평소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개기일식 때면 분명하게 볼 수 있다. 코로나가 불꽃이라면, 불꽃 모양을 한 코로나바이러스를 불주사로 막겠다는 발상은 그럴싸해 보인다. 속속 개발될 불주사들이 그 ‘불’을 완벽하게 제압했으면 좋겠다.

    허충호 (사천남해하동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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