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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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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유자 시배지 ‘남해 유자’ 문제점은?

생산자 단체 없어 재배기술 발전 걸림돌
농민 고령화로 방치 과수원 증가
적정가 확보·판로 구축 어려워

  • 기사입력 : 2020-11-08 21: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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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는 국내 ‘유자’의 시배지다. 한때 남해를 상징하는 과일로 불렸지만, 정작 남해군은 유자 재배기법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할 자생 민간단체나 생산자 단체가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단체가 중심이 된 출하 가격 협상과 정보 교류 등이 활성화하지 않아 남해의 유자단지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남해군에 전입한 2개의 유자 가공업체가 관내 농협을 통해 매입된 남해 유자를 전량 수매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 남해 유자생산의 촉진제가 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남해의 대표적인 특산품으로 11월에 본격 수확하는 유자./남해군/
    남해의 대표적인 특산품으로 11월에 본격 수확하는 유자./남해군/

    ◇현황= 남해군과 지역 농협 등에 따르면 군에서는 연간 250여t의 유자가 수확되고 있지만, 재배 농업인들의 노령화와 유통·가격 불안정 등의 영향으로 방치된 과수원이 증가하고 있다.

    그나마 수확된 유자는 관내 농협을 통해 40%가 수매유통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인터넷 등을 통해 직거래하거나 관외 가공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군내에 유자 생산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조직이 없어 농가별로 특성화된 재배기법 등을 공유하지 않거나 거시적 가격 협상, 판로 구축 등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 당국의 지적이다.

    수확기 유자 유통은 새남해농협과 창선농협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자체 유자 가공공장을 보유한 새남해농협은 매년 수매한 29t을 가공 판매하거나 인근 가공업체에 공급하고, 창선농협은 경매를 통해 연간 66t의 유자를 유통하고 있다.

    수매가격은 새남해농협이 인근 시군 유통 가격과 시세를 고려해 11월 중순께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 관례다.

    ◇남해군, 유통 활성화 모색= 이와 관련, 최근 남해군농업기술센터는 고현면 오곡리에 소재한 우도식품과 설천면 모천리에 있는 (주)바이오제닉스 등 남해 유자 가공업체와 농협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간담회를 하고 농협이 군내서 수매한 유자를 관내 업체에 전량공급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최근 남해군농업기술센터에서 유자 출하 활성화방안 모색 간담회를 갖고 있다.
    최근 남해군농업기술센터에서 유자 출하 활성화방안 모색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일정한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수확을 기피하는 소규모 농가에 초점을 맞춘 이번 간담회에서 ㈜바이오제닉스와 우도식품도 농협을 통한 유자 수급방안에 적극 호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남해 유자를 찾아 충남 금산에서 이전한 바이오제닉스는 지난 2019년 설천면 행정복지센터와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남해 유자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가공품 생산판매를 하고 있다.

    우도식품도 유자당절임 수출을 계기로 판매계약 물량이 증가하면서 유자 물량확보를 위해 인근 시군 등에서 유자 수매에 나섰다.

    수매단가는 새남해농협이 인근 시군 유통 가격과 시세를 고려해 결정될 전망이다.

    새남해농협 관계자는 “지난해 유자 수매 가격은 ㎏당 상품 3500원에서 하품 700원까지였다”며 “가격대별로는 2000원 이상이 14%, 1000원~1900원 40%, 기타 46%”라고 밝혔다.

    유자 가공업체 관계자는 “새남해농협 가격 결정에 따라 수매된 유자를 지역 농협을 통해 전량 매입할 계획”이라며 “차량으로 이동 가능한 경우 직접 수매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남해 유자의 안정적 판로 확보에 숨통을 틔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유자 관련 생산자 단체가 없어 유자 출하가격 협상·재배기술과 정보가 소통되지 못하는 현실이 늘 아쉽다”며 “뚜렷한 판로를 찾지 못해 수확을 피했던 농업인을 대상으로 이번 간담회 논의사항을 집중 홍보해 안정적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충호 기자 chhe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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