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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척추 물혹, 신속한 진단·치료 필요

  • 기사입력 : 2020-10-26 0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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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5세의 환자가 내원 약 2개월 전 자고 일어난 후 허리와 양 엉덩이 뒤부터 허벅지 뒤까지 통증이 심해 통증크리닉을 실시했으나 전혀 호전이 없어 내원했다. 내원 당시 주증상은 좌측 다리가 엉덩이 뒤, 허벅지 뒤와 무릎 뒤까지 댕기고 저린 통증으로 20~30m 정도 걸으면 앉아야 했다. MRI를 촬영했더니 척추관 협착증이 있는 상태에서 척추 물혹(척추 낭종)이 동반된 상태로 척추 물혹이 신경줄기와 신경가지 5번 신경을 누르고 있었다.

    척추는 후관절이라고 하는 관절이 등 뒤쪽으로 있다. 척추물혹은 척추의 후관절에 주로 많이 발생한다. 척추관 바깥쪽에 발생하는 물혹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척추관 안쪽에 발생하는 물혹은 신경을 누르게 되면 통증과 신경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제거를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척추관내에 발생 가능한 척추 물혹으로는 활액막낭종, 지주막낭종, 신경초낭종, 추간판낭종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중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척추관내 낭종은 활액막낭종으로 이는 척추의 후관절에서 시작하고, 신경관의 후외측에 주로 발생한다. 물혹은 점액성 액체로 채워져 있으며 조직학적 소견상 활액막낭종의 막에 존재하는 활막 외피 세포의 존재를 확인해 진단할 수 있다. 전자의 환자도 활액막낭종의 사례였다.

    척추 물혹의 발생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다음과 같은 사례들에서 관찰된다. 척추관협착증에서 동반되는 경우와 척추 전방전위증이 있는 경우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허리가 뒤로 젖혀지며 후관절의 극돌기가 서로 닿아서 낭종이 형성될 수 있다. 척추 분리증이 있는 경우에는 허리뼈가 흔들거리는 불안정성이 생기고 이를 극복하고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낭종이 두꺼워지기도 한다. 드물게 척추 압박골절 후 같은 부위에서 지연성으로 척추관내 낭종성 병변이 발생하기도 한다.

    신경을 많이 눌러도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우선 주사 치료, 약물치료 및 기타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조절해볼 수 있지만, 호전이 없으면 제거를 고려해야 한다. 위 환자는 척추관 협착증이 진행된 상태에서 척추물혹이 발생해 증상을 악화시킨 사례로 단일공 척추내시경을 이용해 척추 물혹을 제거하고, 기존의 척추관 협착증으로 인해 신경을 누르고 있던 비후된 황색인대도 제거해 신경 감압을 실시했다. 고혈압 약을 복용 중인 고령의 환자라 마취에 따른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분마취와 수면 유도하에 실시해 침상안정 기간을 최소화했다. 환자는 수술 다음 날 퇴원했다.

    척수관내 물혹은 양성이라 할지라도 위치에 따라 척수 압박에 의한 마비 등의 심각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 및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퇴행성 질환으로 꾸준히 보존적 치료 중인 환자도 예기치 못한 질환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평소와 다른 증상의 변화 또는 치료 기간이 경과해도 증상의 호전이 없다면 정밀검사를 통한 정확한 원인 확인 후 치료법 결정이 돼야 한다.

    윤석환 (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1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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