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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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사자평 억새- 고비룡(밀양창녕본부장 부국장)

  • 기사입력 : 2020-10-22 19: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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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되면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억새! 매년 이맘때면 전국에서 억새와 갈대 축제가 열리고 무더운 더위에 지쳤던 마음을 달래려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곳으로 향한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와 연이은 태풍으로 사람들의 정신적인 피로가 극에 달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럴 때 탁 트인 억새밭은 우리의 갑갑했던 마음까지도 뻥 뚫어준다.

    억새는 높이 1~2m의 볏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밑동은 긴 잎집으로 돼 있으며 털이 없거나 긴 털이 난다.

    밀양에도 그런 억새평원이 있다. 영남 알프스 재약산 능선에 넓게 분포된 사자평 억새밭이다. 사자평의 억새밭은 모든 오감을 통해 제대로 가을을 느끼게 해준다. 억새밭에서 신선한 공기를 듬뿍 들이키면 그동안의 스트레스와 피로가 순식간에 정화된다.

    사자평은 ‘국내 최대의 억새군락지’와 ‘국내 최대의 고원습지’로 유명하다. 그 곳에 넓게 펼쳐진 억새밭의 은빛 장관은 밀양8경의 한 축을 맡기에 결코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사자평 억새평원의 은빛파도는 밀양시의 노력이기도 하다. 한때 크게 훼손된 사자평 억새군락지를 복원하려는 시의 노력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는 사자평 일대에 임목지를 개벌하고 잡목을 제거했다. 억새, 진달래, 구절초 등 초화류를 식재하고 보행매트를 설치하는 등 탐방로를 조성했다. 시가 억새를 보존하기 위해 매년 꾸준히 관리한 덕에 억새밭은 옛 모습을 되찾았다.

    밀양시는 6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밀양8경의 가치를 회복하고 훼손된 산지를 살리기 위해 사자평 일원 억새군락과 산림생태를 복원하고 있다. 오는 12월 재약산 산들늪 국가생태탐방로를 준공하고 재약산 일원을 영남 대표 ‘산악관광의 메카’로 조성하기 위해 사자평 고산습지센터 건립과 영남알프스 자연생태체험시설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자평 고산습지센터는 습지와 관련된 다양한 전시·교육·체험 공간으로 구 고사리분교터에 20억원을 투입해 지상 2층 규모로 조성하고 영남알프스 자연생태체험시설은 30억원을 투입해 역사·자연·생태 체험형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오랜기간 밀양시가 사자평의 억새군락지와 습지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온 것들이 결실을 맺고 있다.

    재약산에 올라 사자평 억새밭 한가운데에서 눈을 감고 시원한 가을 바람을 느껴본다. 내년 그리고 앞으로 계속 변해갈 사자평의 모습을 그려보니 절로 즐거워진다.

    고비룡(밀양창녕본부장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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