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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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사망, 로젠택배 구조적 문제”

입사 때 권리금 등 800만원 지급
불공정 계약서로 그만두면 손해
구역 사고파는 불법적 거래 존재

  • 기사입력 : 2020-10-21 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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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 진해에서 50대 택배기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은 로젠택배의 구조적 문제와 대리점의 갑질, 그리고 열악한 노동환경이 빚은 비극이라고 노동계는 입을 모았다.(21일 5면 ▲‘갑질·생활고’ 추정 50대 택배기사 숨져 )

    전국택배노동조합은 21일 “사건의 성격은 로젠택배의 구조적인 문제와 강서지점의 갑질이 불러온 사망사건이다”며 “고인은 입사 과정에서 개인 및 지점에 권리금 약 300만원과 보증금 500만원을 지급했다. 로젠택배에서 권리금은 관례적으로 진행돼 온 잘못된 관행이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또 “고인은 월 200만원 수입으로는 생활이 어려워서 그만둔다고 하자 대리점은 모든 책임을 고인에게 돌리고, 그만두려면 고인이 직접 사람을 구하라고 강요했다. 만약 일방적으로 그만두게 되면(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조항이 담긴) 계약서 때문에 그만둘 수도 없었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20일 오전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에서 택배기사 A(50)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는 유서를 통해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사내에서 겪은 부당함을 토로했다. 사진은 A씨가 자신의 차량에 부착한 구인 광고. 연합뉴스
    20일 오전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에서 택배기사 A(50)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는 유서를 통해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사내에서 겪은 부당함을 토로했다. 사진은 A씨가 자신의 차량에 부착한 구인 광고. 연합뉴스

    같은 업체 소속 경남지역 기사들도 구조적 문제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일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빚을 질 수밖에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경남지역의 한 로젠택배 기사는 이날 통화에서 “다른 택배사들은 다 없앴음에도 불구하고 로젠택배는 관행상 아직까지 개인과 개인 또는 지점과 지점 간 해당구역을 돈을 주고 사고파는 불법적인 권리금 거래가 존재한다”며 “고인을 개인적으로 아는 것은 아니지만 유서의 내용에 적힌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정상민 전국택배노동조합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회장도 이날 통화에서 “유서 내용대로 해당 구역은 수익이 나지 않아 대리점이 직영을 해야 하는 구간임에도 권리금을 받고 운영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며 “이 밖에도 다른 택배사와 달리 노조가 없는 일부 지점은 분류작업 과정에서 필요한 인건비인 ‘하차비’를 기사들에게 매달 걷는 것은 물론 전기요금 등 각종 공과금과 운영비 등도 기사의 주머니에서 나가는 아주 열악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로젠택배 강서지회는 21일 오전부터 집회를 열고 고인을 애도하는 한편 갑질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 등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또다시 발생한 이번 죽음 앞에 참담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대책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진해경찰서는 14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꾸려 숨진 택배기사가 남긴 유서를 중심으로 사실관계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집중 수사할 예정이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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