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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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주년 경찰의 날 인터뷰] 정춘식 창원중부경찰서 경감

“높아진 국민들 눈높이 맞추려면 경찰, 더 많이 공부해야 신뢰 받아”
카리스마 넘치는 35년 베테랑 형사
은행강도, 단서 하나로 5일만에 검거

  • 기사입력 : 2020-10-20 21: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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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경찰이 국민들로부터 더 신뢰받기 위해서는 더 공부하는 경찰이 돼야 합니다.”

    제75주년 경찰의 날을 하루 앞두고 만난 35년차 베테랑 형사 정춘식(59) 경감(창원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팀장·사진)은 경찰 후배들에게 가장 먼저 해주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가장 먼저 ‘공부’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국민들의 ‘눈높이’도 높아지는 만큼 배우는 것을 멀리 해선 경찰도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경찰로서 마지막 ‘경찰의 날’을 맞이한 정 경감은 경남 경찰 안에서도 내로라 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형사다운 형사’로 정평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고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는 경찰로 유명하다.

    그는 1986년 각종 집회·시위 관리 임무를 맡는 경찰기동대 1기로 경찰에 발을 들여 1989년 진주경찰서 형사계에서 본격적인 형사생활을 시작했다. 이젠 그의 동기들도 대부분 경찰복을 벗고 인생 2막을 열고 있다.

    정 경감은 경장 시절인 지난 1994년 형사로서 크게 이름을 날렸다. 그해 12월 당시 마산시 석전동 경남은행에 2인조 권총강도가 들어 현금 3000만원을 들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CCTV는 물론 휴대전화도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 그는 글자 그대로 묻고 또 묻는 탐문수사를 통해 5일 만에 범인을 검거했다. 이로 인해 경남에서 유일하게 경사로 1계급 특진하는 영예도 따랐던 것은 물론이다.

    정 경감은 “당시 범행에 사용한 권총이 모의권총이라는 첩보 하나를 갖고 마산·창원·진해 지역을 호구조사하듯 샅샅이 훑었고, 그러다 ‘누구랑 사귄다더라’는 단서를 잡아 5일 잠복 끝에 붙잡았다”며 “범인은 발로 뛰어서 잡아야 한다는 교훈을 안겨준 소중한 사건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지역신문 기자가 정 경감에게 붙인 별명 ‘콜롬보 형사’는 퇴직 전까지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됐다. 이밖에도 동거녀에게 손찌검을 하고 PC방 금고에서 돈을 훔쳐 달아난 뒤 그 돈으로 로또복권을 산 20대를 잡고보니 1등 당첨자인 절도사건 등 수많은 사건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정 경감은 회상했다.

    큰 키와 다부진 체격, 까무잡잡한 얼굴에 매서운 눈초리만 보더라도 천상 형사인 베테랑 ‘형사 콜롬보’가 35년 중 가장 아쉬움에 남는 수사를 말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일순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2007년 그가 마산동부경찰서 형사팀장으로 근무할 당시 집을 나간 후 실종됐던 10살 아이를 끝내 찾지 못한 사건이었다.

    그는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나서 아이가 실종 닷새 만에 무학산 400m 지점 등산로 주변 물웅덩이에서 숨진 것을 발견됐는데, ‘당시 수사를 조금만 더 광범위하게 했더라면’, ‘주민 신고가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어린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아직도 마음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퇴임을 앞둔 정 경감은 평생 자신을 지지해준 아내와 자녀들에게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경찰 후배들에게도 따뜻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경남경찰에 우수한 인재들이 많아 지금 보여주고 있는 능력이라면 검경수사권 조정 등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도 잘 해내리라 믿습니다. ‘내가 제일 잘 알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매 순간 임한다면 더욱 믿음직한 경찰이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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