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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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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부터 광주까지 ‘사랑 우유’ 배달하는 80대 어르신

경남동심초회 창립자 배등삼 회장
2001년 봉사회 결성해 도시락 나눔
경로당 70여곳에 20년간 우유 전달

  • 기사입력 : 2020-10-20 21: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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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립운동가인 선친의 ‘배 곯는 사람 꼭 챙겨라’는 말씀이 항상 제 마음 속에 있지요. 관(官)의 도움 없이 30여 년 순수하게 봉사활동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고향인 고성과 현재 거주하는 창원 등 경로당 70여 곳에 20년 가까이 ‘사랑의 우유’를 전달하는 등 30여 년 소외된 어르신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배등삼(82) 경남동심초회장. 그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의욕을 가지고 활발하게 봉사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선친의 유지이자 하늘의 뜻이다”고 사무실 벽면에 걸린 사진 속 아버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30여년간 소외된 어르신들을 위해 사랑의 우유 나눔을 하고 있는 배등삼 경남동심초회장이 자신의 사무실에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성승건 기자/
    30여년간 소외된 어르신들을 위해 사랑의 우유 나눔을 하고 있는 배등삼 경남동심초회장이 자신의 사무실에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성승건 기자/

    배 회장의 부친은 고성만세 시위운동을 주도하고 만주에서 독립군으로 활동한 독립운동가 배만두 선생(1896~1979)이다. 고성 출신 정해룡 향토사학자는 “배 회장의 선친인 배만두 선생은 그동안 알려진 독립운동 사실 외에도 고성에 정착 후 가마니 공장을 운영하면서, 1945년 1월 김원봉 선생에게 군자금을 비밀리에 전달하기도 했다”며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있듯이 광복 이후 가세가 기울어 셋방살이를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배 회장은 남모르게 지역사회에 봉사하자는 뜻에서 지난 2001년 ‘경남작은바위회’를 창립해 독거도인 도시락 전달사업 등을 시작했다. 2011년에는 봉사하는 마음은 다 같다는 뜻으로 단체 이름을 ‘동심초회’로 바꾸며 사회 각계각층의 봉사활동 참여를 유도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그는 경찰들과 네트워크를 맺으며 ‘동서나눔물결’이라는 새로운 봉사활동을 광주 망월동에서 펼치고 있다. 이 봉사활동에 경남에선 김지열 경감, 서정구 경감, 이형실 경위, 권재훈 경위와 타 지역에선 김희영 경위(전남지방경찰청) 등 많은 경찰관들이 ‘착한나눔 1천냥’이란 이름을 붙인 모금운동을 통해 도움이 되고 있다. 또 경찰서장 출신인 박장식 창원 푸른요양병원 이사장, 창원 상남교회, 유현 남양유업 광주두암대리점 대표도 배 회장과 뜻을 같이한다. 민갑룡 전 경찰청장도 올해 초 “뜻깊은 활동에 경찰관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있어 뿌듯하고, 동서나눔물결이 더욱 확산되길 바란다”고 감사 편지를 보냈다.

    최근 광주 망월동 국립묘지를 찾은 배 회장과 봉사자들 모습. 회왼쪽부터 권재훈 경위, 김미정 경남동심초회 총무, 배등삼 경남동심초회 회장, 유현 남양유업두암대리점 대표, 김희영 경위./경남동심초회/
    최근 광주 망월동 국립묘지를 찾은 배 회장과 봉사자들 모습. 회왼쪽부터 권재훈 경위, 김미정 경남동심초회 총무, 배등삼 경남동심초회 회장, 유현 남양유업두암대리점 대표, 김희영 경위./경남동심초회/

    배 회장은 “지난해 5월 18일 광주 망월동에서 진행된 추모행사에서 물병을 던지며 부딪치는 현장을 보면서 ‘싸움은 정치판 때 묻은 사람들끼리 하더라도 우리 양쪽 민초들끼리는 우유 한 모금씩이라도 나누면서 정분을 쌓아보자’는 마음으로 망월동 인근 복지관 6곳에 우유를 무상으로 전해드리고 있다”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경찰을 비롯해 많은 분들의 힘을 모아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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