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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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경비업체에 밀려 퇴직 적립금도 못받고… 늙은 경비원들의 눈물

창원 신축 아파트 경비원 대량 실직
“두달만 사정 봐줬다면…” 하소연
해당업체 “위로금 일부 지급 검토”

  • 기사입력 : 2020-10-14 20:5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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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의 한 대단지 신축 아파트에 근무하던 고령의 경비원들이 다른 전문경비업체에 밀려 실직했지만 주민들이 낸 퇴직 적립금도 못 받을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 아파트 단지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10여개 동에 1500여가구가 넘게 입주를 했다. 경비원도 입주 날짜 무렵부터 반장과 주간 등 낮 2명과 2개조에서 24시간 격일제 교대근무로 4명씩 총 10명이 근무했다.

    14일 아파트에서 만난 경비원들은 모두 내일(15일) 자로 계약이 종료돼 일자리를 잃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50~70대로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열 달가량 일을 한 경비원이 많고, 중간중간 교체돼 몇 달만 일을 한 경비원도 있다.

    1년도 되지 않아 다른 전문경비업체에 밀려 실직을 하루 앞둔 창원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14일 경비실로 들어가고 있다./김승권 기자/
    1년도 되지 않아 다른 전문경비업체에 밀려 실직을 하루 앞둔 창원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14일 경비실로 들어가고 있다./김승권 기자/

    올해 4월 구성된 입주자 대표회의는 기존 사업주체 관리업체를 대신해 보안이 전문화된 업체를 쓰기로 최근 결정했다.

    주민들 사이에서 “아파트 단지가 넓고 최첨단 보안 환경상 고령의 경비원들보다는 경비전문업체가 낫다”는 반응이 우세했다고 전해졌다. 문제는 주민들이 매월 관리비로 경비원들의 퇴직 적립금 등을 이미 납부했는데 업체가 이들의 근무기간이 1년이 채 안 돼 ‘법적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퇴직금 등 일체를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경비원들이 속한 업체에 위로금이라도 줄 순 없는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경비원 A씨는 “두 달만 사정을 봐줬으면 우리가 업체에서 퇴직금이나 연차수당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라며 “당장 코로나에다가 연말에는 일자리를 더 구하기 어려워 걱정이다”고 했다. 경비원 B씨는 “우리는 파리 목숨이다. 강아지 똥을 치워달라고 하면 치워주고 온갖 궂은 일을 다하며 노력을 했는데,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갈등은 이곳 아파트 단지만 불거지는 것은 아니다. 주변 다른 단지는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된 이후 기존 관리업체를 계속 쓰며 1년을 넘긴 곳도 있고, 입주 약 6개월 만에 일찌감치 다른 위탁업체를 선정한 곳도 있다고 알려졌다. 시행사와 관리업체 간 계약 이후 구성된 입주자 대표들이 업체를 유지하거나 새로 선정하는 것은 법적 권리인데 그 이면에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이나 퇴직금 보장 등 장치가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

    해당 경비원들이 속한 업체 관계자는 “계약은 통상 최초 1년으로 돼 있는데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고 관리업체 변경을 요구하면 바로 계약이 종료되는 것으로 된다. 우리도 직원들이 1년을 채우거나 계약이 연장되면 좋다”며 “퇴직 적립금은 경비원들에게 위로금조로 일부 지급 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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