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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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리의 가야를 세계 속의 가야로 (상) 세계로 가는 가야

잠들었던 비밀왕국, 세계유산으로 깨어난다

  • 기사입력 : 2020-10-13 0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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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년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된 가야사 복원사업이 20년 만인 2020년 빛을 발하고 있다. 영·호남지역에 걸쳐 있는 가야사 연구, 복원 등을 지원할 법적 근거인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안’이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경남의 가야문화유산 연구, 세계유산 등재, 역사적 가치 재조명 등에 탄력이 붙었다. 게다가 9월 10일 가야고분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국내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세계유산 등재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던 가야사를 재조명함으로써 우리 역사의 우수성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고 세계유산에 등재하는 일도 국민과 함께할 때 더 큰 의미가 있는 만큼 가야사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을 모으고 세계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기획을 마련했다. 세 차례에 걸쳐 가야사의 역사적 의의, 역사문화권 정비 특별법 제정과 의미, 경남의 가야문화유산 연구 추진 현황 및 과제,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필요한 노력 등을 짚어보려 한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위원회는 지난 9월 10일 회의에서 ‘가야고분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신청 대상에 선정했다. 이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국내 심의 최종 단계를 통과한 것으로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는 의미다. 내년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현지 실사 등을 거쳐 오는 2022년 7월이면 세계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세계유산은 특정 국가를 넘어서 인류 모두에게 중요한 유산이 되는 만큼 가야사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세계에 인정받게 되고 이로 인해 대한민국, 경남의 자긍심 고취, 이미지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과정에 필요한 것은 바로 경남 도민을 비롯한 전국민적 관심과 지지이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김승권 기자/
    함안 말이산 고분군./김승권 기자/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신청 대상 가야고분군은=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 중인 가야고분군은 경남의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 경북의 고령 지산동 고분군, 전북의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등 총 7개다.

    가야고분군은 1~6세기 고대 한반도의 중앙집권적 국가와 병존하며 연맹이라는 독특한 정치체계를 유지했던 가야문명을 실증하는 증거이자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한 유형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특히 7개의 고분군은 가야연맹 최상위 지배층의 고분군으로 각 가야의 특성, 형성과정 등을 보여주는 가치를 지닌다. 동시대인 고구려(북한 고구려 고분군), 백제, 신라의 유적이 모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다.

    합천 옥전 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
    김해 대성동 고분군
    김해 대성동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 현황= 유네스코 세계유산(2020년 6월 현재)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닌 자연유산,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보호, 보존하기 위해 지난 1972년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을 채택했다. 기념물, 건조물, 유적지 등은 문화유산, 자연지역과 자연유적지 등은 자연유산으로 정하며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특징을 동시에 충족하면 복합유산이 된다. 세계유산(2019년 7월 현재)은 전 세계 167개국 총 1121점이 있다. 이 중 문화유산이 869점, 자연유산 213점, 복합유산 39점이다.

    우리나라의 세계유산은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석굴암과 불국사, 창덕궁, 수원 화성,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 경주역사유적지구,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조선왕릉,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 남한산성, 백제역사유적지구,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한국의 서원 등 14점이다.

    경남은 지난 2012년 가야유적 세계유산 등재추진 학술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시작했다. 2013년 경남, 경북의 김해 대성동·함안 말이산 고분군, 고령 지산동 고분군을 각각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 우선등재 추진 대상에 조건부로 선정됐지만 2017년 가야사 유적으로서 완전성을 뒷받침할 유산 추가가 필요해 심의 보류됐다. 이후 2018년 등재 대상을 확대키로 결정, 고성 송학동, 창녕 교동과 송현동, 합천 옥전,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4개 고분군을 추가했다.

    2019년 3월 문화재청 문화재위 심의에서 가야고분군은 가야문명의 성립과 발전, 소멸을 보여주는 탁월한 물적 증거로 인정받았지만, 세계유산 등재요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증거와 역사성에 대한 서술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조건부로 등재신청 후보 선정 심의를 통과했다. 경남도는 경북·전북도,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추진단과 함께 워킹그룹 운영, 전문가 초청 워크숍 등을 통해 보완 작업을 했고 올해 5월 이 조건이 해소되면서 9월 최종 등재신청 대상으로 확정됐다.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경남도/
    고성 송학동 고분군./경남도/

    ◇세계인의 유산이 될 만한 가치= 가야고분군이 세계사적 관점에서 인류의 삶과 문화를 증명할 수 있느냐, 전세계인이 보존 노력을 기울일 만한 보편적 가치를 지녔느냐로 따져보면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입을 모은다. 가야는 한국 고대사에서 독립적인 문명권을 형성했으며 가야고분군은 고대 동북아시아 초기 국가단계 문화상을 증명할 최고의 유산으로 꼽히기 때문에 중국 진시왕릉이나 이집트 피라미드 못지 않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남은 과제= 문화재청이 오는 2021년 1월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하면 2021년 하반기~2022년 상반기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현지 실사, 패널회의 등을 거쳐 2022년 7월 열릴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가야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 여부가 최종 확정된다.

    경남도는 현지실사와 패널회의에 대비해 문화재청, 지자체, 전문가 등과 협력해 현장정비, 보존관리대책 수립 등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남도는 지난 6월 수립한 ‘초광역협력 가야문화권 조성’ 기본계획에 따라, 가야사 규명과 확립, 가야유산의 합리적 보존과 관리, 가야역사자원 활용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이 과정에 필수적인 요소가 국민적 관심과 지지인 만큼 다양한 홍보 활동도 진행된다. 경남도는 가야고분군이 위치한 경북·전북 및 7개 시·군과 함께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 기원 ‘가야로 자전거 투어’와 가야역사문화를 전국민이 제대로 알 수 있도록 가야아카데미 및 가야역사를 주제로 한 각종 공모전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하승철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조사연구실장은 지금부터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승철 실장은 “우리는 다른 국가에 비해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고 관리해온 나라 중 하나로 고분 정비를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현지실사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다만 “우리가 약한 점이 그동안 보존과 관리가 관 주도로 진행됐다는 점인 만큼 문화유산이 지속적인 생명력을 가지려면 지역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함께 유산을 지켜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분군마다 유산의 가치를 전시, 교육할 수 있는 박물관이 있다는 것은 다른 나라에는 없는 경남만의 자랑거리다”며 “박물관이 고분군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을 유도하고 유산과 지역민을 잇고 소통, 협력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희진 기자 likesky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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