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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직업계고, 변화와 기대- 김호철(사회부 차장)

  • 기사입력 : 2020-10-12 21: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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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고등학교는 크게 인문계고와 직업계고로 나뉜다. 직업계고는 2020년 초 이전까지 전문계고 또는 실업계고로 불렸다. 1980년 말~1990년 초 전문계고는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이 가는 곳이란 인식이 강했다. 학부모들은 너도나도 중3 자녀를 인문계에 보내고 싶어 했다. 인문계는 한 반에 50~60명이 찰 정도로 콩나물시루 같았다. 한 학년만 10개 반으로 500~600명이나 됐다. 아침 7~8시 등교해 밤 10시 야간학습까지 모두가 일률적으로 공부를 하며 좋은 대학을 꿈꿨다.

    인문계고에서 3년을 공부했지만 당시 4년제 대학을 가지 못한 학생들도 많았다. 2년제 전문대를 가거나, 졸업 이후 험한 일에 뛰어든 친구들도 적지 않았다.

    전문계고는 1998년부터 특성화고로 전환하기 시작했고, 2012년 이후 모든 전문계고가 특성화고로 바뀌었다. 일부 학교는 마이스터고로 전환됐다. 어쨌건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는 ‘선취업 후학습’ 목표로 운영된다. 우선 취업을 하고 이후에 대학에 입학해 보다 정교한 지식을 다시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성화고는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교육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좋은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학교로 인식이 높았다. 한 특성화고 교장은 “정부의 미래지향적인 강소기업 강화를 위한 많은 정책으로 2012년 이후 고졸 학생의 취업이 진학을 추월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교장은 “후속 정책이 좀 더 다양화되지 못하고 현장실습생의 안전사고 등으로 인해 2015년 이후로 다시 취업을 하는 학생의 수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했다. 도내 특성화고 신입생 충원율은 2017년 90%, 2018년 87%, 2019년 86%를 기록했다. 반면 취업률은 2017년 50.9%에서 2018년 37.0%, 2019년 36.6%로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은 경기 침체에 따른 인력 소요 감소, 현장실습 참여기업 부족, 취업 및 진로 불안, 교원 업무 부담(취업 전담 인력 부족 등)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한 대학 중심의 학력 중시 사회적 풍조, 특성화고 교육과정에 대한 정보 부족, 중학교 진로교육에서 특성화고 배제 경향 등 직업교육에 대한 여전한 부정적 인식도 주효했다.

    미래 직업을 예측한 교육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특성화고의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다른 한 교장은 “미래 직업을 예측하고 그에 맞는 인력을 신속히 양성해야 하는데, 현 교육정책에서는 학과 개설부터 교사 수급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학생 모집할 때면 이미 시대에 뒤쳐진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최근 방문한 특성화고에서는 많은 변화가 느껴졌다. 학교 재구조화, 고교 학점제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 정책으로 고등학교 중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예전에 생각했던 전문계고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특성화고에는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자율적으로 찾을 수 있는 시설, 장비, 공간 등 필요한 것들을 갖추고 있다. 교직원들은 학생들이 빨리 꿈을 찾도록 모든 열정을 쏟고 있다.

    경남에는 특성화고 32곳, 마이스터고 3곳 등 총 35곳의 직업계고가 있다. 전교생 30명 이하도 있고 600명 이상도 있다. 공립도 있고 사립도 있으며, 도심에도 있고 농촌에도 있다. 내게 맞는 학교를 잘 찾는다면 내 미래는 내가 꿈꾸는 만큼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김호철(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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