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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멋진 신세계- 주재옥(경제부 기자)

  • 기사입력 : 2020-10-06 20: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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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재옥 경제부 기자

    “난 이제 혼자 살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나와 나 자신이 결혼하는 날입니다. 나의 결혼식을 축하해주십시오” 배우자가 없는 나와의 결혼식. 어떤 이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고, 어떤 이에게는 말도 안 되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싱글 웨딩’은 더 이상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자발적으로 결혼하지 않는 ‘비혼(非婚)’이 늘면서, 이 같은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멋진 신세계’를 보면 세상에 두 가지 사회가 존재한다. 야만사회와 문명사회다. 옛 문명이 보존된 ‘야만사회’의 사람들은 자유롭게 연애하고 결혼한다. 반면 2540년 미래 ‘문명사회’는 결혼이 없다. 출산도 없다. 부화공장에 의해 인간이 생산될 뿐이다. 이들의 고민과 불안은 ‘소마’라는 약으로 통제된다. 소설은 결혼과 출산이 없는 세상을 통해 결혼과 출산을 통과의례로 여기는 사회적 인식에 물음을 던진다.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코리아는 비혼자를 위한 복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기혼자 중심의 복지를 비혼자까지 확대하려는 우미령 대표의 생각에서 비롯됐다. 근속 연수 만 5년 이상의 직원이라면 누구나 비혼식을 열 수 있고, 결혼식을 치른 직원과 동일하게 축하금과 유급휴가를 받는다. 결혼 후 출산한 직원에게 지급되는 육아수당처럼 반려동물이 있는 비혼자에게 반려동물 수당도 준다.

    ▼프랑스에는 두 성인의 평등한 계약으로 완성되는 팍스(PACS·시민연대계약) 제도가 있다. 팍스는 동거의 유연성과 결혼의 보장성을 결합한 가족 구성의 대안으로, 결혼한 부부만큼 정부 지원이 따른다. 가족과 결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반영한 다양한 형태의 제도가 또 다른 삶의 방식으로 존중되면서, 가치관의 다름을 수용하는 사회야말로 멋진 신세계가 아닌가 싶다.

    주재옥(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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