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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다시, 희망을 만들자- 조윤제(경제부 부장)

  • 기사입력 : 2020-10-06 20: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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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 윤 제 경제부 부장

    #휑한 거리 풍경= 지난 한가위 연휴 첫날에 창원시 마산 창동·오동동 일대를 찾았다. 부모님 뵙고 지인들도 만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나누고 싶어서였다. 창동·오동동은 지난 1980~90년대만 해도 인파가 몰려 거리를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인기 있는 거리였다. 옆을 지나는 사람들의 어깨가 맞부딪힐 정도로 북적였다. 연휴 때 찾은 이곳은 그야말로 을씨년스러웠다. 인적이 드물어 휑한 거리를 걸으니 그 옛날 창동·오동동의 찬란한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지인들과 식사하기 위해 찾은 식당은 문이 닫혀 있었다. 매년 명절이면 많은 출향인들이 찾아가는 추억의 명소지만 가게에 불이 꺼져 있었다. 그 옆 가게들도 줄줄이 문 닫았고, 일부 식당엔 손님이 더러 있었지만 빈점포와 문 닫은 점포가 더 많았다. 겨우 찾아간 한 식당엔 우리가 첫 손님이었다. 식당주인은 “올 추석처럼 인적이 드문 적은 없었으며, 코로나에다 경기불황으로 가게 문을 열면 열수록 손해여서 많은 가게들이 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인들과 두어시간 머물고 있을 즈음 다른 테이블에 두 번째 손님들이 앉는 것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늘어나는 복권판매액= 올해 상반기 복권 판매액이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불황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듯하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복권 판매액이 2조620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1.1% 늘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지난 2005년 이후 최대 규모다. 복권 판매액 대부분이 로또 판매액인데, 상반기 판매액의 88%인 2조3000억원에 이른다. ‘불황형 상품’인 로또가 많이 팔리고 있다니 불황의 불황을 대변하는 듯하다. 특히 20년간 월 500만원을 지급하던 연금복권이 지난 5월부터 20년간 700만원을 지급하는 형태로 바뀌었는데, 이 연금복권 판매액도 작년보다 68.2% 급증한 855억원이나 팔렸다고 한다. 연금복권은 2등 당첨자와 보너스 당첨자에게도 100만원의 연금을 10년간 지급토록 했으니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복권 판매액이 계속 증가하는데 반해 복권 당첨 실패로 인한 복권 마니아들의 경제적 피폐와 중독현상도 계속 증가하고 있지 않나 걱정이다.

    #희망을 만들자= 한가위인 지난 1일 우리나라 9월의 수출실적이 7개월 만에 반등하며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월 수출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7.7% 증가한 480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 2월부터 수출이 늘어난 것은 처음이라 이 소식이 눈에 확 들어왔다. 또 9월 수출 증가율 7.7%는 2018년 10월 이후 2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여서 의미를 더했다. “안된다, 어렵다, 힘들다, 급감한다, 장기 침체” 등등 부정적 수식어가 범람하는 요즘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수출실적이 개선된다니 다행스럽다. 요즘 수출은 비대면·온라인 방식이 대세인 만큼 당국은 수출 지원방식의 획기적 개선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흔히 말하는 불황과 절망, 실패와 좌절은 이를 극복하려는 사람들의 의지와 노력이 최고의 자양분이라는 생각이다. 현실에 굴복하지 말고 희망의 끈을 몸에 단단히 동여매고 뚜벅뚜벅 걸어가다 보면 머지 않은 미래에 희망의 교향곡이 “쾅~ 쾅~” 울릴 것이라 믿는다. 희망은 우리를 절대 버리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조윤제(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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