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6일 (목)
전체메뉴

[세상을 보며] 이 또한 지나가리- 이준희(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20-10-05 20:26:03
  •   

  • “무기력하고 그냥 불안해요. 다 힘든데 나만 유난을 떠는 건가요, 대체 언제 코로나가 끝날까요…? 생각만 하면 그냥 짜증이 나요”

    코로나 사태가 8개월째로 접어들면서 많은 사람이 우울, 불안, 자살 위험 등 ‘코로나 블루(코로나19+우울감(blue)’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는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풍경마저 바꾸어 놓았고, 보고 싶은 부모님, 가고 싶은 고향마저 갈 수 없게 했다. 오죽했으면 “올해만큼은 부모님을 찾아뵙지 않는 것이 효도하는 길”이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싶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에 대한 절망감이 일상은 물론 경제활동 제한으로 이어지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감정이 우울과 불안 감정으로 폭발해 되돌아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사람은 59만5724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8%로 증가했다. 지난 2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가트라우마센터나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코로나 블루’와 관련된 상담 건수는 37만4221건으로 이미 지난 한 해 우울증 상담 35만3388건을 훌쩍 넘어섰다. 무엇보다‘코로나 블루’의 확산으로 취업 등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의 확산세가 무섭다. 건강보험공단심사평가원이 올해 상반기 20~30대 우울증 진료 건수는 17만771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14만223건보다 21.8% 증가해 이들의 정신건강에 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남에서도 코로나로 인한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확진자와 가족, 격리자 등 2만여 명이 이미 정신건강센터에서 심리지원을 받았다. 더욱이 경남도가 지난 4월부터 6월 초까지 100명(만19~69세)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도민 정신건강 조사에서 79.7%에 이르는 많은 도민이 정서적 불안을 경험했고, 38.8%는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블루’가 무서운 것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억눌렸던 감정이 폭발하면서 ‘극단적 선택’의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환자의 조기 발굴과 진단, 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모든 일에 즐거움과 흥미가 없고, 수면장애나 입맛이 없어지는 일, 마음이 불안 초조하고, 피곤한 상태가 지속되거나 자신에 대한 자책감이 나타난다면 일단 ‘코로나 블루’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을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몸을 움직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우울증 등 정신장애 치료의 기본인 활동량을 평소보다 더 늘려 이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말이다. 운동을 하다 보면 혈중 스트레스 호르몬의 농도가 옅어져 우울감이나 분노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조차도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집에만 머무르지 말고 햇볕을 충분히 쬘 수 있는 야외활동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작은 목표를 설정해 이를 실천하고 성취해 나가는 것 또한 감정의 고통을 줄이는 한 방법일 것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우리의 몸과 마음은 지쳐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이겨내는 것 또한 우리들의 몫이다. 너무 서두르지 않고 조바심내지 않으며, 완벽하지 않더라도 자신을 위로하면서 슬기롭게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갔으면 한다.

    이준희(사회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준희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