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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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를라”… 30대 ‘영끌’ 집 샀다

8월 도내 30대 1050가구 구매
전년 동기 대비 59.6% 늘어
“향후 집값 상승 불안심리 때문”

  • 기사입력 : 2020-09-28 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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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이한솔(30)씨는 최근 기존에 살고 있는 아파트의 전세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다른 아파트를 구매했다. 이씨의 이번 생애 첫 아파트 구매 결정에는 최근 집값 상승이 크게 작용했다. 집값은 계속 오르는데 전세로 살다가는 내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는 판단에서다.

    이씨는 “1년 전에도 주변에서 전세로 살기보다는 집을 사라는 권유가 있었지만 빚이 부담돼 사지 않았다”며 “하지만 지금 그 집의 시세를 알아보니 1년 사이 8000만원이 올라 있었다. 어차피 내가 살 집인데 지금이라도 사야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집값의 50%를 대출받았고 맞벌이를 하고 있는 아내와 같이 모아놓은 자금 전액을 털어 계약했다.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해서 집을 산 셈이다.

    이처럼 경남에도 30대의 주택 구매가 늘며 지난 8월에는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30대 매입 물량이 40대를 뛰어넘었다. 40대는 흔히 ‘주택시장의 큰손’이라고 불리며 주택을 구매하는 주된 연령층이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입니다./경남신문DB/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입니다./경남신문DB/

    한국감정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주택 매매거래현황을 보면 지난 8월 경남 주택매매거래 중 30대 매입 물량은 1050가구로 40대 매입량(1010가구)을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9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추월했다. 8월에 거래된 주택매매(4119가구)에서 4채 중 1채(25.5%)를 30대가 사들였다.

    40대의 주택 매입량은 지난 2019년 1월 이후 모든 연령층 중 가장 많았지만 지난달 처음 30대가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30대 거래량은 전년 동월(658가구)과 비교하면 59.6% 급증했다.


    도내 지역별로 전체 매매거래 대비 30대 매입 비율을 보면 창원 성산구가 34.4%(전체 314가구 중 108가구)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창원 의창구 31.6%(297가구 중 94가구), 진주시 30.7%(462가구 중 142가구), 창원 마산회원구 29.7%(239가구 중 71가구), 거제시 28.7%(237가구 중 68가구) 순이었다.

    업계에서는 30대의 불안 심리가 주택 구매에 나선 이유라고 보고 있다.

    하재갑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장은 “최근 집값이 계속 오르며 실수요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다수의 상담 사례를 살펴보면 30대들은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나중에 더 비싼 값을 치를 수도 있다는 불안 심리를 더 크게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는 조금 더 신중을 기해 주택을 구매하라고 조언한다.

    정상철 창신대 부동산대학원장은 “부동산학에서는 주택보급률이 120%에 이르면 투자 가치가 없는 것으로 본다. 지난 2018년 기준 경남의 주택 보급률은 110%이고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불안에 기인한 거래는 꼼꼼히 살펴보는 시각을 좁히기 때문에 위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주택을 투자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본연의 목적인 주거 개념으로 접근하는 구매가 정착돼야 부동산시장의 선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규홍 기자 h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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