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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감정 전염- 조고운(문화체육부 기자)

  • 기사입력 : 2020-09-22 2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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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2년, 아프리카 한 마을 여자학교에서 ‘웃음병’이 퍼졌다. 돌발적으로 시작된 웃음이 서로에게 번지면서 1000명 이상 감염됐다. 보건당국은 학생의 척수액을 뽑아 검사하고, 음식물 독소 검사까지 했지만 원인을 밝힐 수 없었다. 이후 하버드대에서 이와 같은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를 연구한 결과, 감정이 3단계 거리에 있는 사람까지 전염시킨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내 감정은 내 친구(15%)와 친구의 친구(10%), 친구의 친구의 친구(7%)까지 영향을 미쳤다.

    ▼감정 전염(emotional contagion)은 상대의 얼굴 표정이나 자세 등을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으로 모방하면서 감정적으로 동화되는 현상을 말하는 심리학 용어다. 공감과 비슷하지만 개인의 자율성이 포함되지 않는다. 하버드대 다니엘 골먼 교수는 감정 전염을 사바나의 연약한 동물이었던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만든 독특한 능력이라고 규정한다.

    ▼사람들은 긍정적인 감정보다 부정적인 감정에 더 빠르고 강하게 전염된다. 이는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증명됐는데, 그 이유는 인간의 생존에 더 필요한 감정이 부정적 감정이기 때문이다. 상대를 위험에 빠트린 공포와 불행을 빨리 알아채고, 그 위험에 대비하는 것은 본능이다. 개인의 불만이 사회적 괴담의 형태로 전염되기도 쉬운 것도 그 이유다.

    ▼지난겨울 시작된 ‘코로나 19’가 올 가을까지 잠식했다. ‘코로나 블루’도 ‘코로나 레드’로 격상했다. 사람들은 이제 공포와 우울감을 넘어서 분노하고 혐오한다. 우리는 이 집단적 분노의 전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책 ‘감정은 어떻게 전염되는가’의 한 구절에서 답을 고민해 본다. ‘유해한 감정 전염이 진행될 때는 질병이 창궐할 때와 마찬가지로 증세를 다루고 자극을 피하고 끊임없이 경계해야 한다. 그렇게 고통받는 사이 서로를 챙기다 보면 유익한 결과도 낳을 수 있다.’

    조고운(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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