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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언제까지 사는 게 좋을까- 이상규(정치부장)

  • 기사입력 : 2020-09-21 20: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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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몇 살까지 살고 싶은가. 젊은이들에게 이 질문을 하면 50대까지만 살고 싶다는 대답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장수 국가인 일본에서는 몇 년마다 ‘몇 살까지 살고 싶은지’ 설문을 한 게 있는데 주로 80세에서 85세 사이로 답이 나온다고 한다. 이 또한 생각보다 긴 수명이 아니다. 더 장수하고 싶지만 생물학적으로 건강할 때까지만 살고 싶다는 의지라고 해석된다.

    한국도 기대수명이 82.7세(통계청 2018년 기준)로 일본만큼이나 고령화 사회다. 농촌에 가보면 얼마나 고령화가 심한지 실감한다. 일례로 함안군 함안면 한 마을에는 30여 가구에 40여명이 사는데 대부분이 80대 전후 노인이다. 청년회 회장이 60대 중반이다. 말이 ‘청년회’지 옛날 같으면 노인회라고 불러야 마땅할 정도로 모두 나이가 들었다.

    노인의 기준 나이를 65세로 하는 나라가 많다. 지난 1956년 UN이 정한 이후로 많은 국가가 이 기준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UN은 지난 2015년 인류의 평균수명 등을 고려해 새로운 기준을 제안했다. 새 기준에 따르면 0~17세는 ‘미성년자’, 18~65세는 ‘청년’, 66~79세는 ‘중년’, 80~99세 ‘노년’, 100세 이후는 ‘장수노인’이다. 이 기준대로라면 우리나라 농촌의 청년회는 제 나이가 맞는 셈이다.

    50대 중반인 필자는 10년 정도 지나면 대한민국에서 법적으로 경로우대를 받는 법적 노인(만 65세)이 된다. 노인복지법에 따라 철도·고궁 등 특정 시설 이용 시 할인 혜택을 받는다. 내가 지하철을 공짜로 타게 되는 노인이 된다고 생각하니 이상한 기분이 들지만 그때는 기필코 올 것이다.

    최근 정부에서 노인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 추진하는 방향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노인 연령을 올리게 되면 정년 등 다른 기준도 연쇄적으로 올려야 하고, 이는 청년 고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60대가 건강하고 직무능력이 있으므로 이들의 노동력을 활용하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이들을 계속 고용하게 되면 회사는 젊은이들을 새로 뽑을 수 없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노인 연령을 올리는 데 찬성할 수 없다.

    통계청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2019년 등록센서스 방식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775만명(15.5%)이다. 2026년 우리나라는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화사회가 된다. 그땐 내일 당장 죽어도 호상인 사람들이 국민 5명 중 한 명이다.

    만약 신이 각 개인에게 자기가 살고 싶은 나이만큼 살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사람들은 몇 살까지 살겠다고 답할까. 100살, 200살, 300살, 400살? 누구든 쉽게 답하기 어렵다. 진시황은 불로장생을 원했지만 “정말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것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선뜻 답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럼 언제까지 사는 게 적당할까. 필자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몸과 정신이 건강할 때까지 오래 살고 싶다. 하지만 영원히 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나이 50이면 지천명이라고 하는데 아직도 어떻게 사는 게 옳고 가치있는 삶인지 알 수 없다. 언제까지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인간의 평생 화두가 아닐까.

    이상규(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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