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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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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젊은 의사- 정기식(창원시정연구원 경영지원실장)

  • 기사입력 : 2020-09-20 20: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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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여당이 추진했던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추진 등 4대 의료정책은 의사단체들의 집단 진료거부 및 휴진으로 좌초되었다.

    대정부 투쟁의 구심점은 ‘젊은 의사’들이었다. 지금은 모두 투쟁을 끝내고 의료현장으로 복귀하여 코로나19 방역에 힘을 보태고 있으며, 응급실·중환자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 의료 분야에서 본연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 다만 시험을 거부했던 90%의 의대 4년생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정부는 고민이다. 의대생들의 구제를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이 현재 거의 60만 명에 이르는 것을 보면 그동안 이기적으로 비춰진 의사단체로부터 상처받은 국민들이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그동안 환자들을 비롯하여 가슴에 응어리가 진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절차가 필요해 보인다. 이에 즈음하여 따뜻한 마음을 품었고, 강철 같은 영혼을 가진 거인, 3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휴머니스트 ‘젊은 의사’의 또 다른 삶을 소개한다. 그를 통해서 ‘젊은 의사’들이 ‘좋은 의사란 무엇인가’를 한 번쯤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는 사업가인 아버지와 문학과 사상에 관심이 많은 어머니 사이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천식을 앓아서 그랬는지 그는 의과대학에 진학했다. 그는 진학해서 공부만 한 것이 아니라 럭비, 축구, 수영 등 운동을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이었으며, 뜻 맞는 친구들과 함께 ‘태클’ 이라는 럭비 전문잡지를 펴내기도 했다.

    의사시험을 앞두고 친구와 함께 모터사이클을 타고 이 나라 저 나라를 돌아보는 긴 여행을 떠났다. 시험을 앞둔 아들이 여행을 떠난다니 어머니는 많이 속상해 했을 것이다. 정의로운 인술을 펼치는 의사가 되겠다던 젊은이는 그 여행을 통해서 가난하고 핍박받는 사람들의 삶을 목격하고 무엇보다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였다. 여행에서 돌아온 그는 빠른 시간 안에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리라 마음먹고 무섭게 공부하였다. 그 결과 긴 노력 끝에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그는 천식을 앓았었기에 알레르기학의 전문가가 되었고, 심장 계통의 질병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결혼 후 아내와 8개월 지난 딸을 두고 두 번째 긴 여행을 선택했다. 그 여행의 목적은 그가 살고 있는 대륙에서 착취와 빈곤을 몰아내기 위한 싸움이었다.

    그것은 사랑하는 딸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도록 하고 싶은 아버지의 의지이기도 하다며 딸에게 보내는 산문시로 아버지의 각별한 애정을 표현하였다.

    싸움의 방법은 여든 두 명의 몽상가들과 함께 갑판 위의 의사가 되는 것. 배의 이름은 그란마(할머니란 뜻) 호, 그의 임무는 의무대장, 복장은 하얀색 의사가운이 아니라 올리브그린색 군복, 얼마 지나지 않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옷이었다.

    곳곳에서 착취와 빈곤에 시달린 농민들은 권력을 쥐고 있던 독재자를 몰아내기 위한 투쟁을 펼치는 그들에게 힘을 보탰다. 그리고 비로소 자유라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은 점점 그들과 뜻을 함께하였다. 마침내 그는 1957년 반군부대의 대장을 맡아 바티스타 정부군과 싸워 쿠바혁명을 완성할 수 있었고, 1959년 혁명정부의 두뇌로 활약하였다. 이후 혁명정부의 전권대사, 토지개혁위원회 위원장, 국립은행 총재, 산업부장관 등을 맡아 정권의 기초를 세워나갔다. 이후 아프리카 콩고에서 혁명전선을 형성하여 싸웠으며, 다시 볼리비아에서 활동을 지원하다 산악지대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그의 이름은 에르네스토 게바라, 별칭은 ‘체 게바라’이다. 1928년 6월 14일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으며, 1967년 10월 8일 서른아홉의 나이로 이슬이 되었다. ‘함께 한다’라는 의미는 “모든 진실한 인간은 다른 사람의 뺨이 자신의 뺨에 닿는 것을 느껴야 한다”고 ‘체’는 말했다. 쿠바는 10월 8일, 영웅 ‘체’의 날로 정하고 있다. 사르트르는 그를 “그 시대의 가장 완전한 인간”이라고 했다.

    정기식(창원시정연구원 경영지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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