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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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안이 생명인 경찰시험 문제가 유출되다니

  • 기사입력 : 2020-09-20 20: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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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관을 뽑는 시험문제가 시험장에서 사전 유출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사건 발생은 지난 19일 순경 채용 필기시험장인 경남의 한 고사장에서다. 이날 감독관은 시험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의 58분전 인 9시2분에 잘못 출제된 문제에 대한 정오표를 칠판에 적시했다. 이 시간은 수험생들이 휴대폰이나 수험서를 제출하기 전으로, 일부가 정오표를 사진으로 찍어 SNS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 공유했다. 수험생들은 공유된 문제에 대한 답을 수험서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고 일부는 ‘공짜’라며 좋아했다 한다. 이번 사건은 경찰 기본의 무시와 생각 없는 일처리가 야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일에서 놀라운 것 중 하나는 경찰의 낮은 보안의식이다. 경찰이 보안에 철두철미해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경찰이 최소한의 보안의식만 제대로 가졌다면 그 시각에 정오표를 칠판에 적지 않는다. 어떤 일과 시간의 연관성을 살피는 것은 업무처리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보안의식을 기본으로 가져야 하는 경찰이 얼마나 해이했으면 이런 일이 발생했겠는가. 이번 사건에서 보여주는 경찰의 부족한 업무 치밀도도 문제다. 한번에 5만명 이상이 몰리는 경찰시험을 치르면서 출제오류로 고사장에 정오표가 붙는 것은 업무의 치밀성을 갖추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외부 출제자 운운하며 변명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출제자 선택 역시 경찰 책임이고 보면 정오표를 낸 이번 시험에서 보여주는 경찰의 업무처리는 너무 미숙했다. 출제오류 그 다음 조치도 치밀성으로 보면 실망이다. 정오표를 내야 한다면 정오표만 내려줄 것이 아니라 시험관 교육을 통해 정오표 적시 시간까지 정해줘야 한다. 경찰은 조직 내에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워낙 떼거리가 많다 보니… ”가 그것이다. 수뢰, 성폭행 등 경찰 내에 강력범이 생겨도 그렇게 얘기한다. 이번 사건도 그렇게 치부하고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일벌백계와 함께 기본을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국민은 ‘기본에 충실하고 생각이 있는 경찰’을 보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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