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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통신비 2만원?- 조윤제(경제부 부장)

  • 기사입력 : 2020-09-15 08: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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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 윤 제 경제부 부장

    최근 만난 한 자영업자는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들이 뚝 끊겨 지금은 가게의 존폐여부와 싸움을 벌이고 있단다. 지역에서 아주 유명한 이 가게는 사장 부부와 주방장, 홀 서빙 1명을 남겨 놓고 모든 직원들을 당분간 쉬도록 했다. 넓은 가게에 직원들이 거의 없으니 유선전화로는 한계가 있어 어디서든 전화를 받을 수 있게 무선전화기도 구입했다. 데스크 안내는 물론 가게 청소도 이제 사장 부부가 직접 해야 한다.

    ▼최근 만난 한 중소기업 대표도 회사의 존립여부를 걱정하기 시작한 게 벌써 몇개월 됐단다. 지난해 대비 매출이 70~80%로 곤두박질치고 있고, 신규 판로를 뚫지 못해 주저앉을 판이다. 매월 다가오는 직원들 인건비를 맞추지 못해 대출에 대출을 내고, 이제 더이상 참지 못해 미루고 미뤄온 구조조정을 실행해야 할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 놓인 중소기업이 비단 자신들 뿐만 아니라 전국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라고 하소연한다.

    ▼정부가 제4차 추경을 통해 13세 이상 국민 4640만명 정도에게 통신비 2만원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1조원에 가까운 예산이 든다. 9월 한 달간 통신비 중 1인당 이동통신 1회선에 대해 1개월 원칙으로 2만원 정액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이를 두고 “지금 제 정신이냐”고 반발하는 야당 측과 “안 받는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고 방어하는 여당 측이 격론을 벌이고 있다.

    ▼우리 주위를 면밀히 보면 중·소·자(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현재 벼랑 끝에 서 있다. 고용유지장려금 연장과 적용 확대를 정부에 건의하면서 소나기 같은 자금지원을 갈망하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말한다. 나에게 아무 필요없는 통신비 2만원을 나에게 지급하지 말라. 나처럼 필요 없는 사람들의 2만원을 모아 모아 단비를 기다리는 중·소·자들에게 집중 지원해 주기를 정부에 바란다.

    조윤제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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