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0일 (토)
전체메뉴

후원 끊기고 면회 안되고… 차갑게 식은 ‘한가위 온정’

코로나에 애타는 사회복지시설
올들어 맡겨지는 아이들 늘고
‘방콕’으로 식비 등 지출 많지만 이맘때면 줄잇던 후원금 ‘뚝’

  • 기사입력 : 2020-09-13 21:19:22
  •   
  • “아이들 생계비는 늘었는데 후원은 안 되지…. 올해 추석은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13일 도내 한 아동복지시설 원장은 올해 코로나19 사태 속에 맞는 추석을 앞두고 애타는 마음을 표현했다.

    이번 추석 연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고향이나 친지 방문도 자제가 당부되면서 시설에 모처럼 들어오는 후원도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위문품을 전달하거나 선물로 인사를 대신한다는 연락도 오곤 했지만, 올해는 코로나 영향 때문인지 별다른 소식이 없다. 예전에는 설이나 추석 때 받은 후원금으로 1년 농사를 짓는다는 말을 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경기침체 등으로 기부문화가 위축되면서 후원이 점점 줄었는데,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후원이 더 얼어붙었다. 이 시설에는 생후 11개월 영아부터 아동과 학생 등 30여명이 지내고 있다. 예기치 못한 방역비 지출이 발생했고, 학교도 정상개학을 하지 않아 아이들 식비나 간식비 등 생계비 지출이 커졌다. 원장은 “아이들이 먹고사는 데 문제는 없지만,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설 운영 예산이나 아이들 생계비는 다 정해져 있는데 지출만 크게 늘었다”며 “아이들이 외부와 만남을 끊고 실내에만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동복지시설도 올해 들어 돌보는 아이 수가 부쩍 늘었지만 살림 형편은 예년만 못한 상황이라 걱정이 크다. 이곳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속에 가정 내 아동학대 등의 이유로 아이들이 시설로 맡겨지는 경우가 늘면서 아이들이 올해 초 20여명에서 30여명으로 늘었다. 이곳도 다른 복지시설과 마찬가지로 전체 후원은 줄었지만, 주변의 따뜻한 마음이 계속 전해지면서 겨우 힘을 내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예년과 비교하면 후원은 줄었지만, 이웃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하다”며 “얼마 전 고깃집에서 장사가 안 되는데 고기를 버릴 수도 없어 나눠 달라며 가져오신 분이 있었다. 추석 때 후원이 얼마나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요양원 등 어르신을 돌보는 사회복지시설에선 지난 어버이날 입소자의 보호자들에게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특별히 요청한 데 이어 이번 추석에 또다시 방문 자제를 부탁하게 됐다. 도내 대부분 요양원과 요양병원은 도내 코로나19가 확산된 2월부터 면회객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요양원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잠시 수그러들 때 비접촉 면회를 잠시 허용했지만, 다시 확산세를 보여 이번 추석 때 면회가 어렵게 됐다”라며 “어르신들이 영상통화라도 가족에게 안부를 전할 수 있게 도와드리고 있다”고 했다.

    김재경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재경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