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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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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 ‘신반대광대’ 복원 가시화

국악인 송진호씨 3년 작업 결실
조선 3대 유랑광대패 중 하나
관련문헌 수집·학자 고증 거쳐

  • 기사입력 : 2020-09-13 21: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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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령의 젊은 국악인이 조선시대 경남에서 가장 기예능이 뛰어난 예인집단의 하나로 남사당패(서울), 솟대패(진주) 등과 더불어 조선 3대 유랑광대패에 속했던 신반대광대의 체계적인 복원작업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복원작업의 주인공은 지난 8월 국내 최연소 대한명인으로 추대된 송진호(30·의령집돌금농악 상쇠·사진)씨로, 그는 의령군 부림면 신반리에서 활동했던 신반대광대가 복원되는 것이 의령 문화예술 정체성 확립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 2017년 5월부터 이 작업에 뛰어들었다. 조부인 고 송철수 명인이 처음 농악과 연희를 익힌 단체가 신반대광대라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국내 최연소 대한명인으로 추대된 송진호(30·의령집돌금농악 상쇠)씨.

    한국민족대백과사전과 송씨 등에 따르면 신반대광대는 조선시대 의령 신반에서 오랜기간 전승됐던 전문유랑예인 집단으로, 경남에서 합천 초계대광대와 더불어 전문 예인집단으로 양대산맥을 형성했다. 40~50명으로 구성돼 풍물(농악), 솟대타기, 죽방울받기, 얼른(요술), 오광대 가면극을 주요 공연종목으로 해서 활동을 했고, 이들 공연이 하나씩 경남전역으로 퍼진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고성, 진주 등 경남지역에 퍼진 오광대 탈춤을 비롯, 지역의 풍물패, 솟대패 등이 신반이나 초계대광대의 공연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반대광대는 1920년대 일제민족말살 정책으로 다른 예술단체들과 마찬가지로 타격을 받으면서 회원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규모가 커서 일제에 걸리기 쉽고 유지하기도 쉽지 않아서다. 이런 가운데서도 간간히 공연이 이어져 오다가 1930~1940년대에는 거의 형체를 알 수 없게 된다.

    송씨는 복원작업에 나섰지만 과거 활동했던 사람들이 대부분 작고한데다 현재처럼 관련 동영상이나 사진이 없어 복원을 위해 다양한 방식을 동원했다.

    신반대광대 전승을 위해 의령군민들을 대상으로 연습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신반대광대 전승을 위해 의령군민들을 대상으로 연습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솟대는 절의 벽화에다 그 당시 놀이를 그린 그림(감로탱)을 바탕으로 했다. 의령 수도사에 솟대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서 이를 중심으로 해서 솟대의 모양이나 놀이를 추측해서 구성했다. 얼른(조선식 마술)은 할아버지가 했던 것을 아버지가 배웠기 때문에 복원이 상대적으로 쉬웠다.

    죽방울은 나무를 모래시계 모양으로 깎아서 던지고 노는 종목인데 김홍도나 신윤복의 풍속화에 보면 그림이 많이 나오고 중국에는 아직도 연행을 하고 있다. 중국의 기예나 그 당시의 그림을 바탕으로 한 논문이 있어 이것을 중심으로 해서 죽방울 받기를 복원하고 있다.

    풍물의 경우 신반대광대와 과거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었고 현재까지도 전승 유지되고 있는 남사당패와 유사성을 바탕으로 학자들과 학술세미나를 통해 대사와 가락 등을 밝혀냈다. 여기에다 동네 어르신들과 인터뷰 등 현지조사를 통해 복원작원을 시도해 관련 학자 등의 고증을 거쳤다.

    송씨는 이들 공연 종목의 복원작업을 위해 의령 신반 출신의 국어학자인 김승곤 전 건국대학교 국문과 교수가 2010년대 초반부터 3~4년동안 신반대광대에 대해 조사해 정리한 논문을 토대로 했다. 이 논문을 골격으로 해서 구체적으로 피와 살을 덧붙인 것이다. .

    송씨는 지난 3년간 노력한 신반대광대의 주요 공연 악보작업과 무보(춤추는 그림)작업, 전문 학자 및 박사들의 연구논문 등을 묶어 올 연말에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또 신반대광대의 재현 및 전승을 위해 의령군민들을 대상으로 주 1회(풍물·오광대·죽방울 받기 중심) 연습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 1~2회 정기발표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재원과 인적 자원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송씨는 “조선시대 대표 유랑광대패 중 남사당패(1950년대), 솟대패(2000년대)에 이어 이번에 마지막으로 대광대패가 복원된다”면서 “신반대광대의 각종 공연과 대회참가를 통해 의령에 새로운 문화컨텐츠로서 발전 방안을 제시하겠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송씨는 중앙대 국악대학 타악과를 졸업하고 진주 교육대 교육대학원 문화예술과에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8년 대한민국 인재상(교육부)을 받았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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