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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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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배터리 ‘전고체전지’ 저비용 대량생산 길 열렸다

한국전기연구원 박준우 박사팀
‘고체 전해질’비용 90% 절감하는
‘특수 습식합성법’ 개발·특허출원

  • 기사입력 : 2020-09-08 20: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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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세대 전지로 개발 중인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을 90% 이상 절감해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최규하)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준우 박사팀은 최근 3년간 자체 정부출연금사업(과제명: 고에너지밀도 리튬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 기반 원천소재기술 개발, 연구책임자:이상민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을 통해 △전고체전지의 핵심 구성요소인 ‘고체 전해질’을 현존 가격대비 10분의1 수준의 비용으로 제조할 수 있는 ‘특수 습식합성법’과 △전고체전지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고체전해질 최적 함침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준우(왼쪽부터) 선임연구원, 김민주 연구원, 이상민 센터장이 고체전해질 용액을 들고 실험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한국전기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준우(왼쪽부터) 선임연구원, 김민주 연구원, 이상민 센터장이 고체전해질 용액을 들고 실험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한국전기연구원/

    전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기존 가연성의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전지다.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의 위험이 없고, 온도 변화나 외부 충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 및 분리막이 따로 필요하지 않아 전지의 고용량화, 소형화, 형태 다변화 등 사용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한 차세대 유망 기술로 손꼽힌다.

    고체 전해질을 제조하는 방법은 고에너지 볼밀링 공정을 통한 ‘건식합성법’과 화학반응을 활용하는 ‘습식합성법’이 있다. 습식합성법은 건식합성법과 비교했을 때, 복잡한 공정없이 고체 전해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어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결과물의 이온 전도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이번에 KERI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고체전해질 합성법은 낮은 순도의 저렴한 원료(출발물질)로도 성능이 뛰어난 고체 전해질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특수 습식합성법’ 기술이다.

    연구팀은 최적의 합성을 가능하게 하는 첨가제를 통해 간단한 공정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습식만의 장점과, 높은 이온 전도도를 가진 고체 전해질을 만들 수 있는 건식만의 장점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제조 공정을 실현했다.

    무엇보다 기존의 고체 전해질 합성법은 건식과 습식에 상관없이 모두 비싼 고순도의 원료를 활용해야만 했는데, KERI가 개발한 특수 습식합성법을 활용하면 기존 고순도 원료 대비 10분의1 수준 가격인 저순도 원료로도 높은 이온 전도도를 가진 좋은 성능의 고체 전해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이번 기술의 최대 장점은 액체 전해질 기반 리튬이온전지 양극을 제작하던 기존의 생산라인을 거의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기존 리튬이온전지 제조사들도 함침을 하는 공정파트의 설비 일부만 구축하면 쉽게 전고체전지를 대량생산할 수 있게 된다. 관련 연구결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세계 최고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되기도 했다.

    핵심 개발자인 박준우 박사는 “KERI 특수 습식합성법은 비싼 원료와 복잡한 고에너지 공정방식이 없어도 높은 수득률로 고체 전해질을 제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조 기술이고, 함침 기술은 기업에서 비싼 비용을 들일 필요 없이 기존 생산라인을 활용해 쉽고 간단하게 전고체전지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공정 기술”이라고 밝혔다.

    연구 책임자인 이상민 센터장은 “전고체전지의 가장 핵심이 되는 저가형 고체 전해질 소재에 대한 합성법이 개발돼 그 실현 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며 “현재 산업부 리튬기반 차세대 이차전지 성능 고도화 및 제조 기술 개발 사업의 성공 수행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전고체전지의 대형화 및 대량생산이 요구되는 전기차, 전력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보고 기술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기술에 대한 원천특허 출원을 2019년에 완료했으며, 관심 있는 수요업체를 발굴해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전지의 상용화를 주도한다는 목표다.

    조윤제 기자 ch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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