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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 23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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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후유증- 조고운(문화체육부 기자)

  • 기사입력 : 2020-08-25 20: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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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날 갑자기 ‘부산 47번’이 된 그는 아무리 애를 써도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부산의 47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된 박현 교수는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지만 5개월 반 동안 5가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피부가 보라색으로 변하고, 조금만 집중해도 두통 등 몸의 통증이 심해지고,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하며 기억이 힘든 브레인 포그(Brain Fog)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의 후유증을 기록하며 완치가 이 병의 끝이 아닐 수 있음을 경고한다.

    ▼코로나19의 후유증이 우리를 새로운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유명인부터 일반인까지,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 판정을 받은 뒤에도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는 이들의 경험담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미지의 질병은 공포의 좋은 먹잇감이다. 퇴원 후 카메라 앞에서 활짝 웃던 완치자들의 모습에 안도했던 사람들은 또다시 불신과 두려움에 갇혔다.

    ▼외국에서는 이미 코로나19 후유증 연구가 본격화됐다. 이탈리아 의료진이 143명의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연구해 미국의학협회지에 발표한 내용을 보면 125명(87.4%)이 하나 이상의 후유증을 앓은 걸로 조사됐다. 또 영국과 이탈리아는 국가 주도로 후유증을 겪는 코로나19 회복자를 위한 재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질병관리본부에서 곧 코로나19 후유증 환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다소 늦은 감이 있다.

    ▼후유증이란 어떤 일을 치르고 난 뒤에 생긴 부작용을 뜻한다. 코로나19에 따른 후유증이 비단 확진자들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코로나19를 핑계 삼은 공격과 상처, 경제적 공황과 빈곤 등 코로나19가 우리 사회 전반에 남길 후유증이 얼마나 길고 깊을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나를 흔들고 가는 모든 것들은 흔적을 남기기 마련이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마찬가지다. 그것을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다. 애초에 일어나지 않으면 좋았겠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라면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선이 시급하다.

    조고운(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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