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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인사청문제도 보완 필요-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기사입력 : 2020-07-30 21: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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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청문회 제도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된 민주주의의 핵심 기제라고 할 수 있다. 인사청문회법 제정 이전엔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국무총리나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을 임명해야 했지만 정작 국회가 이들을 검증할 수단이 없었다. 이러한 법적 불비를 보완하기 위해 2000년 인사청문회법이 제정되었고 여러 차례의 개정을 통해 헌법상 기관뿐 아니라 각부 장관, 권력기관장들도 인사 청문 대상으로 규정함으로써 국가 권력의 남용을 막고 이를 사전에 통제할 수 있었다. 업무능력과 전문성뿐 아니라 공직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도 심사의 대상이 되었으며 지금까지 수십여명의 고위 공직자 후보들이 부동산 의혹, 자녀 이중국적, 논문표절, 병역회피 의혹 등으로 낙마하기도 하였다. 공직후보자의 도덕성은 중요하다. 위법행위를 한 사람이 어떻게 국민들에게 법을 따르라고 할 것인가? 이는 중요한 검증기준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의 청문회 운영을 보면 답답한 마음뿐이다. 고위공직자 후보들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기 보다는 이들의 신상털기에 주력해왔고 후보 망신주기, 흠집내기로 변질되어 온 것이다. 특히 후보자 자신보다는 배우자와 자녀들의 신상까지도 무분별하게 털리면서 개인정보 보호 및 기본권 문제까지도 훼손할 우려가 있다. 가족정보들까지 필요하다면 비공개적으로 회의를 전환하여 따로 심의하면 될 것이다.

    이러한 선진적인 제도들이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운영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정치의 선진화가 민주주의 제도의 선진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야당은 후보자를 검증하는 것 같지만 사실상 인사청문제도를 통해 여당을 공격하는 정쟁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 야당은 언론에 후보자의 신상과 관련된 사항을 공개하면서 언론플레이를 하기도 한다. 여당 역시 국회 차원에서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여당 후보자를 보호하는데 급급하다. 이는 여야가 뒤바뀌어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누가 누구를 비난하고 탓할 일은 아니다.

    둘째 사전검증의 문제이다. 사실 인사청문회 제도의 원조격은 미국의 인준 제도이다. 18세기 말부터 청문제도를 만들고 의회에 막강한 견제 권한을 부여했다. 따라서 행정부는 의회에서 지적받지 않도록 후보자를 선발할 때부터 엄격한 검증과정을 거친다. 백악관 인사팀뿐 아니라 연방수사국, 국세청 등의 엄격한 사전 조사를 통과한 자만이 인준청문의 후보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 검증에만 수개월이 소요된다. 물론 검증되지 않은 사항이 뒤늦게 공개되어 낙마하는 경우도 있고 정말 그 후보자가 필요한 경우는 사전에 여야간에 협의를 하기도 한다. 장기간 소요로 인한 업무 공백과 비효율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인준 절차를 통과하지 못하는 비율이 2~3% 밖에 되지 않는다.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후보를 서둘러 본 경기에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사전 경기를 통해 충분히 역량이 검증된 선수를 내보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셋째, 우리나라 인사청문제도의 맹점이다. 우리나라 인사청문제도는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임명권자가 임명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 이전에 낙마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개는 임명권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자진사퇴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임명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청문회 무용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야당은 어차피 인사청문회를 거치더라도 임명권자가 임명할 것이기 때문에 이른바 ‘신상털기’와 ‘모욕주기’로 일관한다.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에도 고의로 협조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여당이나 후보자의 입장에서는 인사청문기간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이다. 민감한 자료는 최대한 제출을 거부하고 의혹제기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한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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