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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거짓말- 이준희(사회2팀장)

  • 기사입력 : 2020-07-22 20: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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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의 뻔한 3대 거짓말은 노인이 ‘나이 들면 일찍 죽어야지’, 노처녀가 ‘시집 안 간다’, 장사꾼이 ‘물건 팔아도 하나도 안 남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요즘은 하나를 더해 젊은 구직자들이 ‘연봉은 중요하지 않습니다’라는 답변이라고 한다. 취업 전선에 나선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절박함에 면접에서 가장 많이 내뱉는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업무 관련 경험이 많습니다’, ‘시키는 일은 다할 수 있습니다’ 등의 순이었다.

    ▼한 온라인 취업포털 사이트가 기업 927개사를 대상으로 채용 중 지원자의 거짓말에 대해 알아본 결과 83.8%가 지원자의 거짓말을 판단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런 거짓말은 당연히 채용과정에 큰 영향을 미쳐 지원자의 거짓말을 인지한 경우 불이익을 준다는 기업이 97.6%에 이르렀고 불과 2.4%만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실제 이들 기업 중 73.6%가 지원자가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판단돼 탈락시켰다고 한다.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등을 쓴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거짓말은 보편적인 현상이고, 우리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호모 사피엔스(현명한 인간) 대신에 호모 팔라스(Homo fallax·속이는 인간)라고 불러도 어울릴 법하며, 자신마저 속여 대는 자기만의 명수가 바로 인간이라고 했다. 살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상대에게 본의 아닌 거짓을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착한 거짓이라 할지라도 모든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뻔한 거짓말로 상대방을 속이려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다. “연봉은 중요하지 않습니다”라는 구직자의 답변을 곧이곧대로 믿어줄 인사담당자는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일단 넘어가고 보자는 답변보다는 근거와 일관성을 갖고 열의를 나타내는 게 더 중요하다. 차라리 당당하게 “저는 이 정도의 능력과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정도의 연봉을 요구합니다”라는 답변이 오히려 속 시원하지 않을까?

    이준희(사회2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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