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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연 자본 철수 결정… 노동자 해고 위기

9일 이사회서 해산 결정
노동자 38명 실직 위기

  • 기사입력 : 2020-07-10 18: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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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산자유무역지역 내 일본계 기업 한국산연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10일 한국산연 모기업인 일본 산켄전기와 금속노조 경남지부에 따르면, 산켄전기는 지난 9일 '자회사 해산으로 인한 특별 손실 발생에 대한 통지'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며 이사회 회의에서 한국산연(KSK)을 해산하기로 결정했다.

    산켄전기는 홈페이지를 통해 "오랫동안 사업성과가 부진했기 때문에 KSK를 해산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에 따라 KSK에서 LED 조명기구 생산이 종료되며, 특별 퇴직금 및 폐쇄 관련 비용으로 약 10억엔의 손실을 기록하게 된다"고 발표했다.

    한국산연은 다이오드와 LED 조명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1974년 일본 산켄전기가 100% 투자해 만들었다.

    노동조합은 갑작스러운 철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한국산연에는 생산직 17명과 관리직 21명 등 38명이 일하고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10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산켄전기의 한국산연 철수 결정은 철저히 한국법을 무시하고, 지난 30년간 한국산연 노사가 한국법에 따라 맺어 온 단체협약을 무시한 일방적 통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남지부에 따르면 한국산연의 사업 철수는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 위반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지부는 "한국산연 경영진은 이사회의 결정이 있기 이틀 전인 지난 7일 한국산연지회와 휴업을 합의하고 '고용안정위원회 노사합의'를 맺었다"며 "사측은 한국에서는 노동자들과 고용합의를 맺으면서도 일본에서는 철수를 준비하며 기만한 것이다. 특히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일본입국이 제한된 상황에서 지난 2016년과 같이 일본 원정투쟁이 힘든 사실을 악용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규탄했다.

    2017년 3월 일본 ‘한국산연노동자 지원 모임’과 사이타마현 니자시 시민들이 일본 산켄전기 본사 포위 시위를 하고 있다./경남신문DB/
    2017년 3월 일본 ‘한국산연노동자 지원 모임’과 사이타마현 니자시 시민들이 일본 산켄전기 본사 포위 시위를 하고 있다./경남신문DB/

    경남지부가 공개한 노사 단체협약에 따르면, 회사의 폐업 축소, 이전, 양도, 매각 업종전환으로 인한 해고 및 감원 시 회사는 6개월 전에 이를 노동조합에 통보해야 하며 구체적 사항에 대해서는 노동조합과 합의하도록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연의 자본 철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한국산연은 지난 2016년 10월 경영 악화를 이유로 생산부문을 폐지하고 생산직 노동자 35명을 해고한 바 있다. 해고자 35명은 일본 원정 투쟁과 함께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내 그해 12월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지만, 사측이 중노위에 재심을 청구하면서 일터로 돌아가지 못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듬해 4월 28일 지노위와 같은 판정을 내렸고,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이들을 제외한 16명이 2017년 5월 복직했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13일 오전 11시 30분 마산자유무역지역 한국산연 앞에서 자본철수 결정 즉각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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