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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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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정연태(정연태이름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 2020-07-08 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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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연태 정연태이름연구소 소장

    억만장자라는 별명을 붙이고 살았던 선박왕 ‘오나시스’의 사주가 을사(乙巳)년, 기축(己丑)월, 기미(己未)일 이다. 팔자에 재물이 없다고 해서 명리학(命理學)에서는 무재사주(無財四柱)라고 한다. 내가 아는 기업인 K회장 역시 사주에 재물이 없다. 하지만 현금동원력에 있어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부자다. 이런 사주를 가지고 있으면 흔히 ‘부자 아니면 거지’라고 말한다.

    ‘재물이 없는 팔자’라는 의미로 바꾸어 말하면 없으니 ‘무한정 채울 수도 있다’라고 해석한다. 적당히 부자가 아니고 아주 큰 부자로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재벌들 사주에 무재사주를 가진 사람이 꽤 있다.

    이런 무재사주의 부자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기운이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추진력과 고집, 처세술이 지배한다. 팔자를 바꾸어 사는 전형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은 세상에 나올 때, 어떤 부모에게 언제, 어디서, 무슨 재주를 가지고 태어날지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태생의 환경은 내 선택이나 의지와는 무관하게 주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운명(運命)이라고 부른다.

    아쉽게도 우리는 대부분 그다지 좋은 조건의 운명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그러면 주어진 운명대로 살다가 죽을 것인가, 아니면 주어진 운명을 바꾸고 태생적 불리함을 하나 둘씩 극복하고 내가 원하는 삶으로 바꿔 나갈 것인가.

    점(占)집에 가서 술사(術士)에게 내 운명을 물어보면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의 행적을 비교적 잘 알아맞힌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알아맞힌다는 것은 타고난 조건을 바꾸지 못하고 주어진 운명대로 살아왔다는 의미다. 개척하지 못했다는 말도 되니 좋은 말은 아닌듯하다. 이처럼 운명은 쉽게 바꿀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내 스스로 바꾸려고 하지 않으면 주어진 삶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물은 99.9도에서는 끓지 않는다. 100도가 되어야 비로소 끓기 시작한다. 0.1도가 부족해서 액체를 기체 상태로 바꿀 수 없다. 이런 것을 역치라고 하는데, “열심히 했는데 망했다”는 것은 바로 이 역치를 극복하지 못한 경우다.

    누구나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되기만 한다면 노력한 사람은 모두 성과를 내고 성공했어야 맞지 않겠는가? 아직 노력이 부족해서 역치를 극복하지 못한 경우라고 생각하자.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진득하게 노력한다면 언젠가 결실을 맺게 될 것이다.

    이래저래 참 힘든 시기다. 아무리 애를 쓰고 발버둥을 쳐도 마음대로 풀리지 않으니 포기하고 싶다. 누구는 금 수저로 태어나서 호사를 누리며 사는데, 나는 왜 하필이면 흙수저로 태어나 이 고생을 하고 살까. 원망이 하늘을 찌르겠지만 너무 억울해 하거나 분노하지 말자. 인정하고 주어진 환경에서 그 조건을 바꾸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궁리하고 또 궁리해야 한다.

    역치의 원리를 상기하고 아직 0.1도가 모자라 물이 끓지 않는 것일 뿐 곧 100도가 될 것이라 믿고 조금 더 힘을 내야 한다.

    우매한 말이지만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올리면 반드시 비가 오듯이 말이다.

    정연태(정연태이름연구소 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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