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8월 04일 (화)
전체메뉴

[맞춤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131) - 돌보다, 무너지다, 더불다, 거느리다

  • 기사입력 : 2020-07-07 08:10:11
  •   

  • 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89쪽과 90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89쪽 첫째 줄에 ‘귀를 기울여’라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도 ‘경청하다’는 말을 쓰는 사람들이 많고 다른 책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런 말을 옛날 배움책에서는 볼 수가 있어 좋았습니다. 둘째 줄에 ‘터를 돌보고’라는 말도 있었는데 이런 쉬운 말을 썼다는 것이 반가운 일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여섯째 줄에 ‘계획이 무너졌으므로’라는 말이 나왔는데 이것도 흔히 ‘계획이 실패했다’는 말을 쓰기 쉬운데 그렇지 않아서 참 좋았습니다. 여기 나오는 ‘계획’이라는 말도 ‘앞생각’이라는 말로 다듬어 쓴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앞으로 배움책을 만드는 사람들부터 그렇게 써 주면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곱째 줄과 여덟째 줄에 걸쳐 ‘더불어 반란을 일으켜서’라는 말이 나옵니다. 여기 ‘더불다’는 말은 잘 아시다시피 ‘둘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하다’는 뜻이고, 흔히 많은 사람들은 그냥 ‘함께’라는 말을 쓰기 때문에 더 반갑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홉째 줄에 나오는 ‘나라 이름’도 흔히 다른 책에서는 ‘국호’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그렇지 않아 좋았습니다.

    열째 줄과 열한째 줄에 걸쳐 ‘관군을 거느리고 나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 나온 ‘거느리다’도 요즘 많은 곳에서 쓰는 ‘통솔하다’, ‘인솔하다’는 말과 비슷한말입니다. 다르게 말해 ‘통솔하다’, ‘인솔하다’는 말을 써야 할 곳에 ‘거느리다’는 말을 쓰면 좋겠습니다.

    열한째 줄과 열둘째 줄에 걸쳐 나오는 ‘일 년 동안을 두고 싸워 그 이듬해 겨우 진압하였다’에서도 ‘일 년’과 ‘진압’만 빼면 모두 토박이말이라 더 반가웠습니다. ‘일 년’은 ‘한 해’로 하고 ‘진압하다’는 ‘눌러 앉혔다’와 같이 좀 더 쉽게 풀어썼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열셋째 줄부터 열다섯째 줄에 걸쳐 “이로부터 사대주의가 우리나라에 깊이 뿌리박게 되어 제 정신을 잃고 외국 문화만 숭배하게 되었다”는 말을 보고 마음이 쓰렸습니다. 지난 일을 두고 이런 생각을 갖고 또 그렇게 가르치고 배웠는데 왜 우리는 아직도 이럴까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열여섯째 줄에 또 나온 ‘무너지고’와 마지막 줄에 나온 ‘잡으면서부터’, 90쪽 셋째 줄에 있는 ‘멋대로 하여’와 다섯째 줄에 나오는 ‘지켜 나가기 어려웠다’와 그다음 줄까지 걸쳐 나오는 ‘오래 동안 눌려 살던’, 여덟째 줄의 ‘일으키게 되었다’가 토박이말이라서 반가웠습니다.

    열째 줄의 ‘겨룬’과 열넷째 줄에 있는 ‘겨루었다’까지 ‘겨루다’는 말이 되풀이해서 나오고 열다섯째 줄부터 마지막 줄에 걸쳐 나온 ‘집에 매인 종’과 ‘부르짖으면서’라는 말이 토박이말인 것이 좋았습니다. 거기에 더해 남들보다 앞서 ‘자유를 부르짖은’ 사람들이 제가 살고 있는 고장 ‘진주’에도 있었다는 것이 새삼 자랑스러웠습니다.

    이렇게 오늘을 사는 우리로 하여금 좀 더 쉬운 토박이말을 알려 주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잘 쓰지 않는 말들을 알려 주는 옛날 배움책에서 배울 것이 참 많아서 더 좋습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호철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