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8일 (목)
전체메뉴

기억 잃고 길도 잃고… 뇌가 아파 생기는 일

치매의 증상과 치료
기억·인지기능 담당하는 뇌 부위 손상되면 발생
알츠하이머가 70% 이상, 혈관성 치매는 10% 내외

  • 기사입력 : 2020-07-05 21:45:46
  •   
  • 현대인은 수많은 정보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기억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은데…. 혹시 치매가 오는 건가?”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치매란 한자로 어리석을 치(癡)와 어리석을 매()의 합성어이다. 치(痴)는 알 지(知)에 병(病)이 합쳐진 것으로, 아는 것에 병이 생긴 것을 의미한다. 또 매()는 입 구(口), 열 십(十)을 합쳐서 어린 아이를 형상화하며 여덟 팔(八) 자가 포대기를 의미하여 ‘포대기에 싸인 아이’를 의미한다. 종합하면 ‘아는 것에 병이 생겨서 포대기에 싸인 아이처럼 변한다’는 의미이다. 치매는 한 가지 병이 아니고, 다양한 질환에 의해 뇌의 구조적 손상이나 신경 전달 물질 부족으로 인지기능의 저하가 발생하는 증후군이다.

    치매 증후군에 속하는 질환으로는 대표적으로 알츠하이머병, 경도인지장애, 레비소체 치매, 혈관치매, 전측두엽 치매 등이 있다. 그 외에도 프리온병, 자가면역 질환, 감염 질환, 종양, 독성 및 대사질환, 혈관질환, 비기질적인 원인, 퇴행성질환 등 광범위한 원인에 의해서 인지기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 치매의 원인 중 알츠하이머병이 70% 이상을 차지하며, 혈관성 치매가 10% 내외를 차지한다.


    ◇치매는 왜 생길까?

    치매가 발생하는 원인은 굉장히 다양하다. 내측두엽, 전측두엽, 바깥외측하측두엽, 기저전뇌, 기저핵, 소뇌 등 뇌의 기억과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여러 부위가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손상을 입어 발생한다. 질환마다 주로 손상되는 부위가 다르며, 증상과 원인 또한 다르다.

    그러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 때 치매를 의심해 볼 수 있을까? 우선 기억력 장애를 들 수 있다. 최근 발생했던 일을 쉽게 잊어버린다. 그래서 했던 말을 계속 반복하거나, 심한 경우 오전의 일을 오후에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두 번째로 언어 장애다. 대화 도중, 사람이나 물건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이것’, ‘저것’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점차 상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심하면 말수가 점차 줄어 결국 말을 못한다.

    또한 시공간 능력이 떨어진다. 비교적 초기에 나타나며, 처음에는 낯선 곳에서 길을 잃을 수 있고 더 심해지면 익숙한 곳에서도 길을 잃는다. 이와 함께 계산능력이 감소하는데, 계산능력 저하로 평소 잘하던 돈 관리를 못하고, 잔돈을 주고받는데 실수가 생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성격 변화를 드는데, 화를 잘 내지 않던 사람이 쉽게 화를 내거나 의욕적이던 사람이 만사를 귀찮아하고, 하루 종일 잠만 잔다든지 사교적이던 사람이 모임에 나가는 것을 싫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치매는 어떻게 진단하나?

    치매는 한 가지 검사만으로 진단할 수 없다. 원인에 따른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비타민B12, 엽산, 매독, 칼슘, 당, 전해질, 신기능, 간기능, 갑상선자극호르몬 등을 포함하는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또 염증질환, 혈관염, 탈수초 질환, 프리온병 등을 감별하기 위해 뇌척수액 검사를 시행한다. 뇌척수액은 그 외에도 뇌척수액 내 총타우단백질, 인산화타우,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등을 이용해서 알츠하이머병과 다른 병들을 감별하기 위해 보조적으로 진단에 사용하기도 한다. 이 외 혈관치매, 크로이츠펠트-야콥병, 감염성 뇌질환 등을 감별하기 위해 뇌파 및 뇌 MRI 검사를 시행한다. 또 드물지만 더 정밀한 진단을 위해 PET검사나 유전성으로 나타나는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유전자검사를 진행할 때도 있다.

    치매 진단에 매우 중요한 신경심리검사도 있다. 이 검사는 인지 및 기억 장애에 대해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인데, 치매 진단에 필요한 인지기능장애의 유무와 정도를 파악하고 원인을 찾기 위한 감별진단에도 사용하며, 이후 재검사를 통해 병이 진행되는 과정과 치료 효과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렇게 혈액검사, 뇌척수액검사, 뇌 MRI, 뇌파검사, 신경심리검사 등을 시행하고, 어떤 치매인지 진단한다. 또 치매의 종류와 원인이 밝혀지면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치매 초기 진단과 치료 방법은?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들이 앞으로 발생할 문제들에 대해 미리 알고 대처할 수 있으며, 약물이나 비약물적 치료를 조기에 시행함으로써 병의 진행을 늦춰서 삶의 질 향상에 훨씬 도움을 줄 수 있다.

    치매 치료에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가 있다. 약물치료에는 우선 인지기능 호전 또는 질병의 진행을 늦추기 위한 약물치료가 있으며, 치매와 동반하는 이상행동에 대한 조절을 위한 약물치료가 있다.

    비약물치료에는 인지치료, 인지훈련, 인지재활, 인지자극, 현실요법, 행동요법, 그 외 감각 및 운동치료 등이 있다. 이와 같은 치료들은 인지기능 호전 및 질병의 진행을 늦추고, 일상생활에서 기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치매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약 10%를 차지하는 우울증, 대사질환, 비타민결핍, 양성 뇌종양, 경막하혈종, 정상압수두증 등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치매 예방법은 없을까?

    우선 혈관성 치매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질혈증 등을 조절해야 한다. 생선과 채소를 골고루 먹는 ‘지중해식 식단’과 하루에 한 잔 정도의 와인이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1주일에 30분 이상 빠른 걸음 속도로 3번 이상 걷기, 활발한 사회생활 유지하기, 금연, 활발한 두뇌활동 지속하기 등이 치매를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정오복 기자 obokj@knnews.co.kr

    도움말= 희연병원 신경과 전문의 이상원 과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정오복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