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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요로감염

  • 기사입력 : 2020-06-29 0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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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유지 삼성창원병원 신장내과 교수
    이유지 삼성창원병원 신장내과 교수

    여름은 기온과 습도가 높아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계절이다. 특히 올해는 무더위가 작년보다 빨리 찾아오면서 세균 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운 날씨 탓에 수분 섭취량이 많아지면서 소변을 자주 본다. 이때 여성의 경우 뒤처리를 하면서 비뇨기관이 오염물질에 접촉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요로감염이란 요도, 방광, 요관, 신장 등 비뇨기의 한 부분에 세균이 감염된 것으로 크게 하부와 상부 감염으로 나뉜다. 대표적으로 하부요로 감염에는 방광염과 요도염이 있으며, 상부요로 감염에는 신우신염이 있다.

    요로감염의 원인은 대부분 대장균에 의한 것이다.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들어간 대장균이 방광염을 일으키고, 이후 신장까지 퍼지면 신우신염이 발병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요도와 항문 사이의 거리가 짧아, 장내 세균에 의한 요로감염이 발생하기 쉽다. 정상인이라면 위와 같은 세균에 오염되더라도 배뇨 시 씻겨 내려가거나 소변과 방광 점막의 항균 효과에 의해 제거된다. 하지만 균의 양이 많거나 독성이 강할 때 그리고 성관계, 피로, 당뇨, 고령 등의 원인이 요로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이외에도 라텍스 소재의 콘돔, 살정제, 경구 피임약에 대한 알레르기, 장기간 도뇨관 사용 등이 감염위험을 높일 수 있다.

    요로감염 증상은 감염 부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하부요로 감염인 방광염은 배뇨통, 빈뇨, 잔뇨감, 야뇨 등을 동반하며 요도염의 경우 증상이 없거나 요도 분비물, 배뇨통, 가려움 등의 증상을 보인다. 상부요로 감염인 신우신염은 발열, 오한, 옆구리 통증, 쇠약감과 방광염을 동반하며 구토와 설사가 나타나기도 한다.

    요로감염은 저절로 낫는 경우가 드문데, 항생제 종류와 세균 감염이 퍼진 정도에 따라 치료 기간이 다르다. 따라서 요로감염 증상들이 나타나면 무엇보다 즉시 의사의 진찰과 소변 검사를 통해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 요로감염의 주된 치료는 원인균에 대해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급성 방광염이 생긴 여성의 경우, 경구 항생제로 1~3일 정도 치료하면 효과를 보인다. 반면 남성의 경우 비교적 효과가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요로 이상이 없더라도 7~10일 정도 치료 기간을 둔다. 신우신염도 급성 방광염과 마찬가지로 경구용 항생제로 치유할 수 있다. 단 치료 초기 단계일 경우 정맥용 항생제를 사용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급성 신우신염은 입원한 뒤 적절한 항생제 주사를 맞는데, 이후 발열이 호전되면 경구 항생제로 변경해 퇴원 후 통원치료를 받는다. 치료 기간은 약 2주로 항생제 투약을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다. 항생제 사용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방사선학적 검사를 통해 결석이나 요로 기형 등 다른 질환이 있는지, 신농양 같은 합병증이 있는지 살펴보고 세균의 항생제 감수성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요로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체내의 세균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야 한다. 그리고 평소 소변을 무리하게 참지 않도록 하며, 배뇨 시에는 방광을 완전히 비워야 한다. 만약 잔뇨감이 있다면 잠시 기다렸다 한 번 더 소변을 봐서 남은 잔뇨를 줄이는 게 좋다. 배뇨나 배변 후 뒤처리를 할 때는 항문의 병원균에 의해 비뇨기계가 오염되지 않도록 회음부 앞에서 뒤쪽으로 닦아야 한다. 이외에도 성관계 전후로 깨끗이 씻어 청결을 유지한다. 관계 후에는 요도의 벽에 붙은 세균이 단단히 고착되지 못하도록 소변을 보는 것이 좋다.

    이유지 (삼성창원병원 신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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