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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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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김호철(사회팀장)

  • 기사입력 : 2020-06-14 21: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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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갈 때부터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까 새 친구들 얼굴을 아직 잘 모른다. 급식실에서 점심을 먹을 때 마스크를 벗는데 그때 반 친구 얼굴을 봤는데 말할 때 목소리를 듣고 생각했던 얼굴과 너무 달라서 너무 웃겼어. 학교에서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어서 답답하긴 한데, 그래도 학교를 가니까 좋긴 하네. 솔직히 학교 가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

    ▼초등학교 아이가 2주 전부터 학교를 갔다. 전학을 하고 처음 가는 학교라 “학교 친구들 많이 사귀었니?” 물으니 위와 같이 대답을 했다. 등교 개학이 5월 27일이지만 학교별 등교 방식이 달라 실제 등교는 그리 많지 않았다. 3월 개학이 기약 없이 연기되면서 3개월 넘게 많은 부모들, 특히 많은 엄마들은 애가 탔기 때문에 이번 등교는 지친 마음에 단비였다.

    ▼단계별 등교수업이 지난 6월 8일 모두 완료되면서 학교는 다시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아직 코로나19 위험이 남아 있어 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들이 많이 힘든 실정이다. 하지만 학교는 수업을 하면서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다는 모습을 학부모들에게 충분히 보였다. 등교개학을 앞둔 교육부의 발표가 인상 깊었다. 요약하면 ‘코로나19가 겁난다고 지금 등교 못하면 올해는 영영 등교를 못한다. 일단 등교를 하고 극복해 나가야 하는 것이지 계속 학교 수업을 미룰 수는 없다’는 내용이었다. 전쟁 중에도 아이들의 교육은 계속돼야 한다는 의미로 와닿아 가슴이 뭉클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학교에서는 생소한 말들이 너무 많아졌다. 등교중지, 등교개학, 원격수업, 등교수업, 나이스 자가진단, 자가격리, 귀가조치, 격일제, 격주제, 급식칸막이, 시차급식 등등. 초등학교 저학년들은 이 모든 상황이 다 뭔지 아직도 어리둥절하다. 빨리 이런 말들이 사라지길 빈다. 그리고 코로나로 자취를 감춘 ‘짝지’, ‘짝꿍’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아침에 아이가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라며 인사를 한다. 오랜만에 듣는 소중하고 기쁜 말이다.

    김호철(사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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