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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기업 의욕 고취시키는 정책 절실하다- 정장영(에스엠에이치 대표이사)

  • 기사입력 : 2020-06-10 20: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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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장영 에스엠에이치 대표이사

    기업의 의욕을 솟구치게 하는 정부를 기대한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무장관은 한 언론 기고문에서 “코로나19로 세계 질서가 과거의 성곽시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악화되어 올 2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 위기에서 유례없는 기초적인 생필품과 의료품 품귀현상을 겪으면서 제조업 본국회귀정책(re-shoring)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값싼 노동력을 찾아 해외로 공장을 이전(off-shoring)했던 자국 기업들을 본국으로 회귀시켜 공급의 안전성과 제조업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법인세 인하, 이전보조금 지급 등 모든 유인정책을 동원하고 있다.

    이제 모든 나라가 위기상황에서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자국산업의 활력을 되찾고 안정적인 고용창출을 위해, 그리고 자국의 핵심기술과 인력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제조업의 본국 회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상황은 어떠한가? 정부가 해외공장의 국내 유턴을 외쳐도 국내에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지금도 위험을 무릅쓰고 해외로 생산시설을 옮기고 있다. 기술혁신을 통한 원가절감보다도 최저임금의 상승이 압도적이기에 웬만한 제조업은 국내 정착을 엄두도 못 내고 당장의 생존을 위해 해외를 전전하고 있다. LG전자 구미 TV라인도 일부 인도네시아로 옮긴다고 한다.

    현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과 코로나 위기가 맞물려 60조원의 엄청난 추가재정이 투입되고 있지만 기업들이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3차 추경 35조원 중 6개월짜리 단기 일자리를 만드는 데는 3조원 넘게 투입하면서 유턴 기업에 대한 보조금은 200억원에 불과하다고 하니 정부의 해외이전기업 유턴전략의 실효성에 선뜻 의문이 든다. 물론 우리나라가 수출 의존국가이니 대놓고 해외공장의 본국 회귀를 외칠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에 찾아오는 탈세계화 시대에서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계속 강대국들의 Re-shoring정책과 반대로 Off-shoring정책을 고수하며 지역화 된 세계경제구조에서 국내제조업의 공동화를 초래할 것인가?

    우리가 처해 있는 환경은 둘 다 정답이 아닐 것이다. 교역중심의 세계화 질서도 유지해야 하고 핵심 제조업의 유턴이나 현 수준의 국내공장이라도 유지하는 양면 작전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국내산업의 활력과 고용창출이 기업에 의해서 비롯됨을 부정하지 말고, 현재의 위기상황에서야 말로 정부투자 공기업의 발주 여력을 점검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특화된 국내외 수주지원책을 수립해서 기업 중심의 공급망이 본격 가동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세계 의료진들이 코로나가 대유행 단계에서 풍토병으로 전환된다고 전망하고 있는 바, 당분간 입국제한 조치의 해제나 완화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인적 왕래를 동반하는 해외 영업활동도 불가능하다. 우선은 기존의 해외거래처를 필사적으로 사수하여 수출시장을 지켜야 한다. 영상회의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해서 고객과의 접촉을 유지하고,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시각화하여 전달해 주어야 한다.

    다음으로 안건의 대소를 가리지 말고 국내 공급망을 총동원하여 고객을 지원함으로써 수출의 인계철선으로 활용해야 한다. 자국 내 훼손된 공급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객에게 질서를 찾은 우리나라의 안정된 공급망이 대안일 수도 있다. 스마트제조혁신을 통해 끊임없이 원가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전체 생산비용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줄여간다면 코로나 이후의 경제변화 속에서도 우리 기업은 세계의 파트너가 되어 영속할 것이다.

    끝으로 “지금은 위기에 직면한 기업의 생존이 노동, 환경, 시민 단체의 편익에 우선되는 시기”라고 정부 차원에서 국민들께 당부해 주었으면 한다. 어느 때보다 기업의 의욕을 고취시키는 정부의 격려가 절실한 때이다.

    정장영(에스엠에이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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