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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안전불감증 걸린 부산상수도본부- 김한근(부산본부장·부장)

  • 기사입력 : 2020-06-07 20: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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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한근 부산본부장·부장

    수돗물은 상수도에서 나온 물을 말하는데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발명품 중의 하나이다. 과거에는 일일이 물을 길어 나르거나 하나하나의 통에 담아 운반할 수밖에 없었던 시절도 있었고 인간의 생활공간 한가운데로 흐르게 한 것이 수도이다.

    며칠 전 낙동강 하류에서 검출된 발암물질 1,4-다이옥산이 양산 산막산업단지 일부 공장서 무단 방류한 것으로 나타나자 낙동강유역환경청 조사단은 뒤늦게 폐수를 배출하는 사업장 중 1,4-다이옥산 배출 확률이 높은 공장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벌이며 “다이옥산 배출이 확인된 업체에 대해서는 물환경보존법에 따라 적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만 했다. 다이옥산 배출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차단책에 대해서는 별도의 계획이 없었다.

    부산시민의 상수원인 양산 물금취수장 원수에서 발암물질인 1,4-다이옥산이 검출됐는데 부산상수도사업본부는 20여일이 지나서야 1,4-다이옥산이 검출됐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부산상수도본부는 산 넘어 불구경이고, 우리는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맑은물범시민대책위가 “다이옥산은 산업용 용매 등으로 많이 쓰이는 발암물질로 소각 및 열 공정에서 나오는 다이옥신과 다르다. 부산시민들은 불안해서 물 마시기 겁난다”고 해도 상수도본부는 아무런 답이 없다.

    낙동강 원수 수질에 대한 신뢰도는 이미 바닥이고 정수 시스템의 문제도 정말 심각하다. 사고가 터지면 해당 정수장 수돗물 공급 계통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다. 이번 1,4-다이옥산 검출도 양산시는 사흘씩이나 수돗물이 이상했는데도 조용히 있다가 부산에서 물금취수장 원수 문제가 불거지자 20여일이 지나서야 사실을 공개했다. 부산시와 양산시는 시민의 안전을 책임진 행정기관으로서 직무유기를 한 것이다.

    부산시와 양산시는 핑계도 수준급이다. “미량이어서 괜찮다. 기준치 이하다. 수질기준이라는 게 영구불변의 금과옥조가 아니다”라고 변명일색들이다.

    현재 낙동강유역환경청도 변명만 하고 있다. 1,4-다이옥산 검출이 한달이 되었는데 다이옥산을 몰래 버린 자가 누구인지 아직 찾지 못했다. 낙동강가의 양산 동면하수처리장 구역 내 업체 중에는 다이옥산을 합법적으로 취급할 수 있게 허가를 받은 곳이 없다고만 한다. 지속적으로 고농도의 다이옥산은 검출되고 있는데 환경 및 행정당국은 부산과 양산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악덕 기업주를 끝까지 추적해 일벌백계해야 한다.

    부산상수도본부는 수돗물 행정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것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고민하라. 부산시민들은 신뢰에 기반을 둔 선진화된 물관리 선도도시를 부산이 만들 수 있다.

    김한근(부산본부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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